▶ 만수르 헌재소장, 임시 대통령 취임 무슬림형제단 인사 200여명 체포영장 국제사회, 군부 통치권 장악에 우려
아들리 만수르(가운데) 이집트 헌재 소장이 4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헌재 판사들의 박수를 받으며 연설을 하고 있다.
이집트 헌법재판소의 아들리 만수르(67) 소장이 4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또 이집트 군부는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인사 200여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모하메드 바디에 의장을 체포하는 등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하루 만에 신속하게 과도 통치 체제를 정비하고 나섰다.
카이로에 있는 국가 기관과 기업도 이날 속속 문을 열었고 한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주유 대란, 정전 문제도 눈에 띄게 줄었다.
■ 헌재 소장, 임시 대통령에 취임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이로 헌법재판소에서 국영TV로 생중계된 가운데 취임사에서 “무르시의 사임을 촉구한 대규모 거리 시위를 통해 영예로운 혁명의 길을 바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르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날부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국가수반을 맡게 된다. 다만 대선 날짜 등 정권 이양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현재 이집트 전역을 장악한 군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체포에 ‘경찰 국가’ 비판 목소리
이런 가운데 이집트 검찰은 이날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인사 등 200여명에 대해 카이로 동부 모카탐에 있는 무슬림형제단 본부에서 일어난 시위대 사망에 책임을 물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주요 검거 대상은 무슬림형제단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과 카이라트 알 샤테르 부의장 등으로 이집트군은 전날 이들의 출국을 금지한 데 이어 바디에 의장을 체포했다.
샤테르 부의장은 지난해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로 내세웠던 인물이나 테러지원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후보자격이 박탈됐고 무르시가 대체 후보로 나선 바 있다.
이집트군은 이미 자유정의당(FJP) 당수인 무하마드 사드 알 카타니와 라샤드 바유미 무슬림형제단 부의장을 체포했다.
무슬림형제단 지도부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단체는 성명을 내고 “새로운 경찰 국가”라고 비판했다.
■ 국제사회, 군부 통치에 우려…아랍권은 반응 엇갈려
이집트 군부가 빠른 속도로 통치권을 장악하자 국제사회에서는 군부 통치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집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 민주적 절차의 복구를 강조했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반 총장은 이날 코펜하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요구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무너진 민주적 절차를 복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조속한 민간 통치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역에서 차지하는 이집트의 비중을 고려할 때 폭력 등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랍권 국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온건 이슬람 정당이 집권한 튀니지의 몬세프 마르주키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발생한 군부 개입 사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르주키 대통령은 이날 튀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집트는 무르시의 안전을 보장해야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해 온 카타르 정부는 새 임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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