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딩기어 등 정상… 777기종 운항경력 43시간 불과”
▶ “속도 떨어지고 고도 낮아져… 자동동력 장치 이상”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200기가 6일 오전 11시27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28번 활주로에 착륙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왼쪽부터). 착륙 직후 꼬리부분이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기체가 뒤집히는 것처럼 곤두박질 치고 있다. 활주로에 충돌 후 사고기가 짙은 흙먼지에 휩싸여 있다.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아시아나항공 214편 착륙사고 원인 규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사고원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착륙 당시 사고기가 지나치게 낮은 항속으로 비행 중이었음이 확인되면서 먼저 조종사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NTSB는 조종사 과실, 공항 시스템 미비, 기체결함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사고원인을 배제하지 않은 채 블랙박스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고원인을 살펴본다.
■조종사 과실 논란
8일 NTSB의 브리핑은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고 여객기가 ▲너무 낮은 고도에서 권장 속도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접근할 때까지 어떤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은 점. ▲기장과 부기장이 사고를 예상한 어떤 대화도 없었다는 점. ▲착륙을 시도할 때 엔진과 랜딩기어(착륙바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체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사고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판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직전 여객기가 속도가 낮았다는 지적에 대해 “관제탑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아서 착륙하는 과정이었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 논란
일선 조종사들은 B777의 경우 착륙 때 적절한 속도와 고도를 유지하도록 동력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장치가 있다.
통상 B777을 운항할 때 자동 동력장치가 있어 착륙 때 속도가 떨어지면 동력을 공급해 일정 속도가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이 스위치를 임의로 끌 수는 있지만 비행 규정상 함부로 끄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조종사들은 이번 사고기의 경우 속도가 떨어지고 고도가 낮아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기 조종사들은 한국 정부 조사단에 제출한 A4용지 6~7장 분량의 진술서에서 “고도가 낮다고 판단, 출력 레버를 당겼지만 생각만큼 출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수나 조작미숙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장 경험 부족 논란
이날 사고기의 조종을 맡았던 이강국 기장은 9,793시간의 비행기록을 가진 베테런 조종사였지만 최근 보잉 777기 면허를 딴 뒤 ‘관숙 비행’(전환 기종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 중이었고 해당 기종(B777)의 운항시간은 9차례 43시간에 불과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보잉 777기를 몰고 착륙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 국토부와 아시아나 항공에 따르면 “베테런 교관이 함께 비행 중이었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날 교관 역할을 한 이정민 부기장도 지난달 15일 불과 3주 전에 교관 자격을 딴 초보 교관이었고 교관으로서는 첫 비행이었다.
그러나 NTSB는 사고기 기장의 777기 운항시간 부족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8일 데버러 허스먼 교통안전위원장은 많은 언론에서 지적한 조종사의 적은 비행 경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종사가 기종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며 전 세계 곳곳을 다니는 여객기 조종사는 처음 가보는 공항에 처음 착륙하는 일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비상상황에서 기장과 부기장의 협조가 아주 중요한데 혹시나 해서 둘 간의 대화를 면밀하게 조사했지만 어떤 문제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허스만 위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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