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유혈사태 내전 우려 무르시 지지자들 대규모 시위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가 카이로 교외 나스르시티에서 9일 얼굴을 가린 채 쇠파이프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과도정부 첫 총리로 자유주의 성향의 하젬 엘-베블라위 전 재무장관을 임명했다고 대통령실 아흐메드 알-무슬리마니 대변인이 밝혔다.
당초 만수르 대통령이 총리로 임명하려 했던 자유주의 대표주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는 외교담당 부통령에 임명됐다.
하젬 엘-베블라위 새 총리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잠시 재무장관으로 일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정부 세력 연합체인 ‘타마로드’는 이날 과도정부의 헌장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흐무드 바드르 대변인은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과도정부의 헌장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마련하고 있는 수정안에는 대통령의 권한, 선거일정 등이 포함됐다.
한편 이집트 군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해치는 어떠한 시도나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집트 군부가 8일 새벽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51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부상한 사건으로 대중적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군부의 이번 진압이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최대 유혈사태를 초래하면서 청렴하고 유능한 엘리트 계층이라는 군부의 기존 이미지에도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하자 이집트 국민 수십만명은 카이로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 모여 군부를 지지했다.
그러나 사상자 수가 수백명에 달하고 군부가 새벽 기도시간을 틈 타 시위대에 발포한 내용이 국내외 언론에 공개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아흐메드 알리 군 대변인이 8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군인에게 사격을 가하는 사람들에 대응했을 뿐"이라며 “300명이 죽었다면 지나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 알 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메드 알 타이예브 대이맘은 성명을 통해 내전 가능성을 경고하며 “양측이 학살을 멈출 때까지 자택에서 칩거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초래한다"며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평화로운 이행과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의 집결지인 카이로 나스르시티에서도 당일 군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집트 군부에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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