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 낀 수 천달러 뒷거래 예사, 입주신청서 공고 전에 미리 배포
▶ “순위 앞당겨주겠다” 돈 받고 잠적도
16일 LA 한인타운 인근 노인아파트 한인 거주자들이 입주 부정의혹을 주장하며 아파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노인아파트 입주하려면 대부분 8년 이상 기다려서 겨우 들어오는데 일부는 몇 개월만에 들어옵니다. 부정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LA 한인타운 인근 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의 항변이다.
공공복지 성격으로 시정부 등이 저렴한 렌트로 제공하는 노인아파트와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공연히 뒷돈이 오가는 부정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노인아파트에서는 한인 거주자들이 입주 부정을 주장하며 단체행동에 나서 아파트 매니지먼트 측과 공방을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태
저소득층 및 노인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수요에 비해 아파트가 태부족이어서 입주까지는 최장 8~10년을 대기해야 하는 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웃듯 노인아파트 매니지먼트와 짜고 뒷돈이 오가는 신청 특혜 의혹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이야기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게 노인 및 저소득층 권익단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많은 한인들이 중간에 브로커를 끼고 수천달러의 뒷돈을 통해 입주하거나 입주 순위를 앞당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한인타운 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저소득층 입주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정부에서 규정하지만 입주자의 신청서류를 받아 입주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정부와 계약을 맺고 아파트를 관리하는 민간 매니지먼트 회사이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를 관장하는 연방 주택국(HUD) 등 당국의 이에 대한 감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공방
16일 한인타운 인근 올림픽가의 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주민 10여명은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과 매니지먼트 간의 뒷거래가 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LA 지역 노인아파트에 입주하려면 평균 5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는 수개월만에 입주했고, 또 지난 2011년 입주 신청 당시 일부 신청서가 공고일 전에 특정 신청자들에게 미리 배포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 아파트 한인 주민회장인 정모씨는 “당사자는 법적하자가 없다고 하지만 평균 5~1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이 아파트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의 부인이 단 수개월만에 입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매니지먼트 측은 “모든 일은 합법적으로 다뤘다”며 “부정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브로커에 의한 피해도
또 저소득층 아파트에 뒷돈을 주면 쉽게 곧바로 입주할 수 있다고 현혹하는 브로커들에 속아 거액을 뜯기는 한인 피해자들도 나오고 있다.
브로커들은 주로 영어에 익숙지 않거나 미국 법규에 어두운 한인들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및 노인아파트 입주 신청서류를 실제로 제시하면서 피해자들을 현혹하고 마치 입주가 승인된 것처럼 가짜 열쇠를 건네는 등의 대담한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LA에 사는 한인 여성 강모씨는 한인타운에 있는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를 쉽게 하려다 브로커에게 속아 피해를 본 케이스다. 지난해 이 아파트에서 매니저로 근무한다는 한인 김모씨로부터 “매우 싼 렌트로 저소득층만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에서 신규 입주자를 뽑는데 5,000달러만 주면 먼저 입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을 듣고 돈을 건낸 뒤 서류작성 후 아파트 열쇠까지 받았지만 아파트 열쇠가 가짜이고 김씨는 잠적했다.
한인 이모씨는 영어를 잘 못하는 자신을 대신해서 LA 다운타운 인근의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권을 따주겠다는 한인의 말에 현혹돼 선금조로 3,500달러를 줬다가 그가 연락을 끊고 사라지는 바람에 피해를 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부정행위가 발견되거나 의심될 경우 경찰이나 검찰 등 관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일부 매니저나 수퍼바이저들이 순서를 건너 뛰어 입주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수천달러의 뒷돈을 받는 경우가 공공연한 비밀이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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