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웨이팍의 한 게이트 앞을 시큐리티 가드가 지키고 있다. 보스턴은 이미 월드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우승시 팬들의 폭동 등에 대비,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보스턴 펜웨이팍에 걸린 월드시리즈 우승배너들. 베이브 루스가 뛰었던 1918년 팀이 마지막으로 펜웨이팍에서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다.

“95년 만에 다시 펜웨이팍에서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치켜드는 순간을 놓칠 수 없다.”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서면서 보스턴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ESPN.com이 티켓 브로커사인 TiqIQ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30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펼쳐지는 월드시리즈 6차전 입장권 평균 가격이 29일 오전 현재 1,860달러에 달해 보스턴 역사상 스포츠경기 최고가 신기록을 세웠다. 외야의 블리처 좌석의 경우 지난주 1, 2차전 경기는 300달러에 팔렸으나 이제는 1,1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28일 밤에는 6차전에 최고 좌석을 원한 한 팬이 티켓 사이트인 StubHub.com을 통해 홈플레이트와 온덱 서클 사이에 있는 첫 번째 줄 덕아웃 박스좌석 티켓 2장을 무려 2만4,000달러를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이처럼 보스턴 팬들이 열광하는 것이 레드삭스가 1918년이후 무려 95년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펜웨이팍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을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레드삭스는 지난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지만 그때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모두 4연승 싹쓸이로 물리쳤고 두 번 모두 적지에서 우승이 결정됐다. 그전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 주인공인 전설적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레드삭스의 좌완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던 지난 1918년이 마지막이었다.

1918년 9월11일 레드삭스는 펜웨이팍에서 시카고 컵스를 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구단 역사상 5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던 루스는 이 시리즈에서 투수로만 나서 1차전에서 6안타 완봉승을 거뒀고 4차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돼 2승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시즌이 끝난 뒤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레드삭스는 지난 2004년까지 무려 86년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는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려야 했었다.

올해로 10년만에 3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레드삭스 팬들에게 이제 ‘밤비노의 저주’는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오히려 루스가 뛰었던 시대이후 처음으로 펜웨이팍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을 볼 수 있다는 ‘밤비노의 추억’에 대한 향수가 엄청난 흥분의 열기로 나타나고 있다.

보스턴에서 33년째 영업을 해온 티켓 브로커사 에이스 티켓의 짐 홀츠만은 “모두가 여기서 그들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면서 “수퍼보울 티켓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호텔값으로 1,000달러, 비행기요금으로 2,000달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시리즈 6차전은 30일 오후 5시7분(LA시간)부터 시작되며 카디널스는 ‘루키 센세이션’으로 올 포스트시즌 4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NLCS MVP 마이클 와카, 레드삭스는 베테랑 잔 랙키를 선발투수로 내보낸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