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미군 불법반입 후손들 보유중
▶ 이민세관국 산하 수사기관서 압류
남가주에서 발견돼 회수된 고종 황제 국새 등 어보와 인장 9점의 모습.
미국 등 해외지역에 있는 한국 도난ㆍ약탈 문화재 환수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고종 황제가 사용하던 것을 포함 대한제국과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왕실 어보와 인장 등 9점이 남가주 지역에서 무더기로 발견돼 연방 당국에 압류됐다.
이번 왕실 어보와 인장 회수는 미 연방 당국과 한국 정부의 공조 수사 결과로 이뤄진 것으로, LA 카운티미술관(LACMA)에 소장돼 있던 ‘문정왕후 어보’ 반환 결정 이후 남가주 지역에서 귀중한 문화재들을 한국으로 추가 환수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20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청(HSI) 샌디에고 지부는 지난 18일 대한제국 시대와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어보와 인장 9점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 유물들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 해병 소속 중위가 1950년대에 덕수궁 근처에서 발견해 미국으로 불법 반입한 것으로, 한국 문화재청 및 대검찰청 국제협력센터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이를 가지고 있던 미군 후손들로부터 돌려받았다고 HSI 측은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회수된 유물 가운데는 1897년 대한제국 수립을 기념해 제작된 ‘황제지보’와 1907년 황실 의식을 위해 제작됐던 ‘수강태황제보’, 그리고 대한제국 황실에서 공무에 사용했던 ‘유서지보’와 ‘준명지보’ 등 대한제국 어보 4점이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 인장 5점은 조선 왕실에서 서책이나 그림에 사용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문화재들의 회수는 워싱턴 DC의 한 골동품 전문가의 제보로 시작됐다.
지난 9월 워싱턴 DC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골동품 전문가가 샌디에고 인근 에스콘디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 남성으로부터 골동품 가격을 묻는다는 정보를 입수해 HIS 워싱턴지부에 연락했다. 이에 HIS 워싱턴지부에서 유물 사진을 HIS 서울지부에 보냈고 서울 지부에서는 다시 문화재청에 연락해 골동품이 한국에서 유출된 것으로 판명됐다.
이후 HIS 서울지부는 문화재청과 대검찰청 국제 협력 센터와 함께 유물 회수를 위해 공조수사를 시작했으며 지난 18일 결국 회수에 성공한 것이다.
HIS 관계자는 “이번에 회수된 9점의 유물은 골동품 시장에서 수백만달러의 가치가 있겠지만 한국에는 아예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것”이라며 “국제간 공조수사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재청 측은 “대한제국의 첫 황제인 고종을 상징하는 어보에서부터 각종 중요한 유물들을 회수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1950년 6월 유네스코에 가입했으며 1983년 2월14일 유네스코 문화재 불법 반출입 금지협약에 서명해 이번에 회수된 유물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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