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동계올림픽 숏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우승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오른쪽)가 두손을 번쩍들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
러시아 귀화 후 현지 대표팀 선수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화려하게 부활한 ‘숏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안 선수는 15일(현지시간) 숏트랙 남자 1,000m 경기에 러시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뒤 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서 계속 살 것인가’란 질문에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기는 얘기가 길어질 것 같다”면서 “올림픽이 끝나고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지난 10일 안 선수가 숏트랙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고 이틀 뒤 한 인터뷰에서 빅토르 안이 한국으로 영원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안 선수가 인터뷰 말미에 ‘동메달을 딴 지금도 한국에 대한 섭섭함이 남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러시아 대표다. 여기서 평생 살 생각이다”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귀국 의사와 관련한 더 이상의 상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안 선수는 이에 앞서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면서 조국과 결별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숏트랙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러시아에 남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더라면 러시아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조국에 대한 미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안 선수는 “2011년 5월 28일 러시아로 와 러시아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훈련기지도 좋았고 치료 환경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에서 사는 것도 좋았냐”라는 질문에는 못들은 듯 답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러시아 숏트랙 대표팀에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안긴 안 선수가 러시아 측에서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서 한동안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이후에도 현지에 남아 지도자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가 안 선수가 올림픽에서 이룬 공적에 대한 보상으로 모스크바에 아파트를 사 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쪽에서도 대통령까지 나서 안 선수의 귀국에 관심을 표시하고 그가 여전히 한국에서 못다 이룬 꿈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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