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왔다. 출근길 차 안에서 손에 잡히는 CD 한장을 넣자 나오는 첫 노래가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었고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조건반사처럼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눈물 흘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나로서는 참는다고 참았지만 10분 남짓 거리를 운전하면서 두어 차례 더 울컥하다가 나중에는 거의 통곡수준으로 한번 쏟아내고는 가까스로 진정했다.
요즘 소위 말하는 중년남성 갱년기를 겪느라 눈물이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 세월호참사로 인해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죽어간 아이들, 그리고 또래 자식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써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마음을 생각하면서 감정이 주체를 못했던 탓이 클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 아직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및 안전 강화등의 대책들이 국회내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던 총리를 대신할 후보자를 찾지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재연하다가 다시 그를 불러들여 국가개조의 중책을 맡기는 웃지도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는 세월호 유족들 중 일부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는 호소와 11명 실종자의 무사귀환 기원,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위해 단원고에서 팽목항에 이르는 750여 킬로미터길을 걷는 대장정을 떠났고 일부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중이다.
살아남은 단원고 아이들은 세월호참사를 잊지말아 달라며 40킬로미터에 이르는 먼 길을 1박2일로 걸었다.
세월호참사가 현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민심이 이반되는 작용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세월호참사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고 하거나 종북좌파들의 정치선동에 현혹되지 말라는 등의 본질과는 전혀 동떨어진 서글픈 정치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 된 것은 단순사고를 참사로 만들어 버린 무능한 정부에 분노한 앵그리 맘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앵그리 맘들의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들이 투표라는 적극적 정치참여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의 원인이 국가적 적폐에 있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개조를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했다. 세월호참사가 정치적 영역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반증하는 것 아닌가?
누군가의 말처럼 국민들의 삶과 생활이 바뀌어 지려면 정치가 바뀌어져야 한다. 정치는 우리의 생활과 무관한 것 혹은 악취 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해야 하는 시민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분노하고 아파하는 것만으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에게만 맡겨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상처난 가슴과 지친 몸을 이끌고 세월호 유족들과 살아남은 아이들이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조직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정치가 바뀌고 우리 삶이 바뀌는 것이다. 아파하지만 말고 분노하지만 말고 적극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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