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목숨을 앞에 놓고 해도 너무해서 가만히 볼 수가 없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은 정치의 근본이다. 반대한 사람들 때문에 국가를 운영할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은 국가를 책임지는 사람들의 몫이요. 그런 일들을 해결하겠다고 해서 그 자리에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오합지졸들이 나라를 맡고 있다는 생각이 근자에 더욱 깊다.
어떤 학자가 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를 연구해서 발표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소위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사회를 평화롭게 지탱해 준다는 것이다. 가족 중에 한명이 어떤 연유로든지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선뜻 믿어지지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자식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그 자리에서 목격한 경우라면 사정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기에 이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말고 그 같은 끔찍한 일을 다른 분들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용기와 살신성인의 의지가 수반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이것도 역지사지에서 나오는 초인의 배려임에 틀림이 없다.
말로도 글로도 세상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하는 의사표현이 ‘단식’이다. 그런다고 죽어버린 자식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도 못할 텐데도 40여일이 넘게 그 무극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하다하다. 단식하는 사람까지도 능욕을 하려들고 있다. 세상을 향해서 단 하루라도 단식을 해 본 적이 있었는가,
5공 때인 1983년에 김영삼은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23일간 단식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끌어내어 서슬 퍼런 군사정권에서도 일정의 목적을 달성한 기억이 있다. 그 때도 단식하는 사람을 살려내야 한다는 국내외의 비등한 여론에 군부마저도 무릎을 꿇었는데 단식기간이 무려 2배를 넘어가고 있는데도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돈으로도 안 되는 일이 많은 나라가 공정한 사회요, 권력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 많은 국가가 정의로운 국가라고 한다.
304명이 순식간에 물에 빠져서 부모들이 뭍에서 지켜보고 있는 시간에 죽어가고 있었다.
그 중요한 3일 동안 구해 낼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 천인공로할 일을 전 국민이 지켜봤는데 무슨 설명과 해명이 필요하겠는가, 관민지부모(官民之父母), 즉 국가는 백성의 부모라고 했다. 그 어두운 시절에도 국민을 편안하게 돌보아야 국가의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제왕학은 가르쳤다.
왜, 내 자식이 죽었고, 국가는 왜, 그랬었는지를 알고자 한다는데 ‘가만히 있으라.’ 고만 하고,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 ‘입장을 바꿔봐야 똑같다. 면서 거꾸로 정부와 여당은 유족들을 힐난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유족들을 설득하겠단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부터 총리, 야당지도자들이 사건 초기에 모두 쏟아내 놓았던 말들, 그 말들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한 점 의심도 없이 진실을 규명하겠다. 국가를 개조하겠다.’ 유족들이 했던 말이 아니다.
당시에는 살려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구조만을 애타하고 있을 때이고 그러라고 시켰던 것도 아닌데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과 참회의 눈물을 흘려가면서 했던 그 진실을 규명하자고 하는데, 진실을 규명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진실을 규명해서 뭐하겠느냐고 설득을 한단다.
그리고는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그와 같은 비슷한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 ‘세월호 지겹다.’ 며 자기일 아니라고 방관하고, 외면하는가 하면 잔학무도한 유언비어를 보면서 키득거리고 있다. 철저하게 더 당해봐야 한다. 이것은 하늘이 이 민족에게 주는 엄중한 경고다.
그 때도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 즉 내 자식이 비명횡사 당해도 나는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같이 웃을 수 있는 지, 그렇다면 경의를 표하겠다. 정신들 차리자.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는 세상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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