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진도 팽목 항에 달려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통곡해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 듯하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정말 그 몸짓이 국격을 올린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300명의 생명을 앗아간 재난수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기 국격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법이 없어서 재난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도 그 재난을 다스릴 법은 존재한다. 다시는 그런 재난이 오지 않도록 후속 조처를 마련해야 하는 일이 대통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향해 통곡하는 일은 인간 감정의 것이고 정부의 것은 아니다. 물론 인간이웃으로서 죽은 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함이 살아있는 자의 도리가 된다.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않고 실종자도 살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팽목 항에는 아직 실종자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고, 광화문에는 대통령에게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쩌라는 말인가?
미국의 9.11과 일본의 쓰나미 재난에 소리 없이 우는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을 나는 보았다. 그 현장에 대통령이 달려 갈 수 있다. 그러나 울부짖고 대통령의 조화를 내동댕이치는 현장에 대통령은 가지 않아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울 서초구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현장에 달려간 서초 구청장이 몽둥이 세례를 받으며 쓰러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그의 안경이 깨져 미국에 와서도 수술을 받았지만 어려움을 겪는 그 구청장은 삼풍 백화점 건축 인허가에 아무 관련이 없는 분이었기에 그 분의 고통은 나의 동정을 받을만 했다.
그 현장이 한국의 국격을 좌우하고 있다. 함부로 국격을 논하지 말라.
함부로 양비론을 펼치지 말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