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세기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기억해 내서 ‘국가론’이라고 하는 정치학의 고전을 완성한다. 벌써 2,400년 전의 일이다. 첫 장에서 올바름(正義)에 대한 정의(定義)로 ‘선한 사람을 이롭게 하고, 악한 사람에게 해롭게 하는 것이 올바름이다’고 했다. 이런 올바름을 실현할 최고기구가 ‘국가‘ 임을 명시한다. 그러자 ‘악한 사람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해롭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사람이 사람을 해친다는 것은 올바름에서 더욱 멀어질 수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반문으로 이어진다. 놀랍다. 그시기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첫째요. 그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그 명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상황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국가는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의 단합과 협조를 당부하고 그 난관을 극복해 왔다. 당연하게만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데 대해 한국인들은 타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협조적이며 희생적이었다.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 측면에서 봤을 때 국민들은 대국민 매뉴얼들을 기대 이상으로 성실하게 지켜왔다.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이 그 환난 중에도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바빴는데도 국가를 위해 지고지순의 ‘애국’을 보여 왔었다.
그런 국민에 대해서 이번 세월호 사건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는 국가의 처신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성실하게 의무를 다한 국민이 정부를 향해서 하는 요구를 정부는 지금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9.11이 터진 당일 그 시각에 부시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초등학교 교실에 있었다. 미국 본토가 공격을 받았는데도 7분이나 그 교실에 더 머물렀었다. 독립적이고 유족들이 참여한 9.11 조사위원회는 공정성을 위해서 TV생중계와 20개월에 걸쳐 조사를 하였고 그 백서 첫 문장에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지’를 밝히는 것에서 출발한다. 백악관이 애시 당초 밝힌 ‘보고받은 즉시 교실에서 나왔다’는 걸 아니었다고 밝혀냄으로써 국가수반으로서 그 대응이 기민했는지 적절했는지를 비공개 직접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세월호 사건이 나지 않았더라면 알 필요도 물어 볼 필요도 없는 7시간이다. 7분도, 70분도 아닌 7시간이다. 한국과 미국이 달라도 이렇게 다른 것인가!
그게 세월호의 본질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도 그것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게 나라를 만들고 있는 것도 청와대와 대통령 자신이다. 그게 아니라면 뭘 더 망설이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스스로 저버릴 일을 만들고 있는가, 오히려 국민들을 단합하고 협동해서 아픔을 딛고 일어서게 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일 때문이 아니라면 본인 스스로 밝힌 대로라도 사건 전체를 밝히도록 협조하고 솔선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마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가 그런 지경에 있는데도 미국에 와서 UN에서 기조연설을 한다고 한단다. 세월호 사태도 제대로 풀지 않고 국제사회에 나와서 평화와 안전을 가지고 연설을 하는 대통령에게 나라의 기본과 직무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려고 일부 동포들이 준비하는 모양이다.
대통령도 모르면 일개 백성한테서 배워야 하는 시대이다. 원행길이 순조롭기 위해 집안을 단속하는 것은 지혜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그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진정한 애국의 길이면 길이었지, 그것이 반정부나, 반국가적인 행동은 아니지 않는가,
외국에 나온 대통령을 환영은 못할망정 면박을 주는 행동을 누군들 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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