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헤라 비행장의 작은 물고기 같은 비행기들이 회색 건물사이로 잔등의 지느러미를 흔들며 저녁노을 금빛 물결을 따라 유유히 움직였다. 회색 돌처럼 앉아있는 건물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론지 몸을 부딪기며 또 하나의 물결을 이루고 움직여 가고 있었다. 물고기처럼 사람도 어디론지 몰려가야만 하는 것인가? 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쫒고 쫒기며 천사의 도시로 비행기를 갈아탔다. 이런 낭만적이고 금붕어가 노니는 연못은 내가 향하고 있는 천사의 도시에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긴장하고 초조하기까지 했다.
나는 리틀 도쿄타운에서 눈을 떴다. 아침의 태양은 사정없이 나의 속살까지 태웠다. 그림자가 없는 키 큰 건물 밑에는 집 없는 천사들이 하나 둘씩 일그러진 천막 밖으로 유령처럼 나타나서 거리를 걷는다. 매끈하고 우아한 사람도 지나갔다. 도시는 차별 없이 행진한다. 끝이 없기라도 하듯이. 천사들을 만난다면 그는 누구일까?
문학 행사가 진행되는 작은 커피샵은, 야구선수 류현진의 큰 얼굴이 올림픽 가를 내려다보고 있는 거리에서 멀지 않았다. 부끄럼 없이 읽고, 쓰고, 말하는 한글이 이 곳에서 유난히도 크고 또렷한 것은 많은 한인들의 눈물, 피, 땀으로 이룩한 이 자랑스런 도시와 무관치 않다. 이 도시 한 구석에서 조용하고도 활기차게 태동하는 작은 울림은 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작은 카페에선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고, 작은 어린이 문학의 동아리가 모여서 2014년 작품 문집 발행을 축하하고 있었다. 동시, 동화, 동요, 다문화속의 한국 어린이. 등등이 읽혀지고 발표됐다. 이 글들이 우리 어린이, 이웃 어린이를 위해 쓰여지고 읽혀진다는 것은, 살고 있는 미국 속의 작은 울림이지만 산울림이 되여 천사의 날개로 방방곡곡에 울려 퍼질 것을 바라는 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 어린이들은 인터넷 게임에 눈이 멀어가고 있다. 학교, 가정, 사회가 우리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아름답고, 총명하게,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면, 이 훌륭한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는 암담하다. 이미 진행 중인 어린이 폭행과 학대의 폭풍 속에서 우리 어린이를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
동시와 동화가 없는 세계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빼앗아 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서어서 어린이에게 유익한 동시와 동요, 동화를 읽힌다면, 메말라가는 어린이들의 감성을 자라게 하고, 맑고 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게하며, 이웃을 돕고 함께 어울리는 성품을 갖게 할 것이다. 모국어뿐만이 아니라, 영어 및 기타 외국어로 쓰이고 번역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더 많은 아동문학을 사랑하고 기여할 일꾼이 필요함은 말 할 것도 없다.
도시는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그럼에도 청명한 하늘 아래 넓고 긴 도로는 어디론지 사람을 실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천사의 도시는 이 많은 사람들을 껴안고 가야 한다. 물론 힘겨워 한다. 씩씩하고 믿음직스런 아이들은 높은 산을 오르고 사나운 파도를 타며 서핑을 배우며 자란다.
이제 우리는 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동시와 동화를 읽히고 쓰게 해야 한다. 이들의 손에 인터넷 개임 대신 이 책이 쥐여진다면, 또 이 어린이들이 동요를 노래한다면, 천사의 도시는 늘 푸르리라. 기대는 희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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