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마치 폐가에 얽히고 설킨 거미줄처럼 뇌신경 시놉시스 속에 갇혀있다. 가끔 실마리가 보이면 마치 탐정가나 형사가 오리무중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을 것이다.
한국일보 오피니언 란에서 김성혜 씨의 애드가 앨런 포를 기억하게 하는 글을 읽고 잊어버렸던 실마리 하나가 보였다. 포는 탐정소설가지만 슬프고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시로도 유명하고 한국의 중학 영어독본에도 나온 아름다운 안나벨 리로도 알려져 있다.
탐정소설 같은 미스터리를 쓰려면 그의 글을 읽게 마련이다. 그가 소설에서 실마리를 찾는 과정은 무서우면서도 아기자기 하다. 오늘 내가 본 실마리는 1950년 봄 중학교 1학년 때 진주탑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별로 소설에 관심이 없든 나였지만 어린 마음에도 책을 권한 친구의 고마운 마음을 생각해서 읽어 보기로 했다.
진주탑의 조마조마하게 하는 미스터리는 별로 글을 읽지 않은 어린 나에게도 그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두 끼니를 거르면서 온 식구가 찾았는데도 사랑방에서 소리 없이 그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김내성의 이 소설은 ‘철가면의 죄수’ 와 ‘코르시카의 형제’ 와 비슷한 것이 많으며 듀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그대로 번역한 것 같은 줄거리다. 김내성은 일본의 유명한 탐정작가 애도가와 란포의 영향을 받았고 서로 소통이 있었다. 김내성이라면 란포를 생각 할 정도였다. 애도가와의 원명은 히라이 다로(平井 太郞)였지만 그는 탐정작가로 이름난 미국의 애드가 앨런 포를 사모 한 나머지 그의 이름을 일어로 음역하여 필명을 애도가와 란포로 정해 상당한 독자는 이 필명 밖에 모른다. 여기서 김내성-애도가와 란포-애드가 앨런 포의 연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포가 심히 우울증에 빠졌었고 그가 알코올 중독에 걸렸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볼티모어의 프로풋볼 팀의 이름을 레이븐(까마귀)으로 한 것도 ‘레이븐’이 포의 가장 유명한 시의 제목이며 볼티모어-포-래이븐의 연결도 이해가 갈 것이나 그 시는 읽는 사람을 슬프게 하고 또 섬뜩하게 하는데 어찌 풋볼팀의 이름으로서 쓰게 된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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