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영예로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 되었다. 해마다 노벨상 발표 시기가 되면 궁금증과 기대감이 모락모락 오른다. 궁금증이란 올해는 어떤 내용의 연구 성과나 업적을 노벨상으로 기리게 되는지 수상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다. 기대감이란 혹 이번에는 한민족 곧 우리 한인(韓人)이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데서 오는 은근한 기대감이다.
한인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래 아직 노벨상과 관련하여 수상자가 없어 아쉬움이 많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을 넘었다. 올해에도 3명의 일본인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아무래도 노벨상 하면 유태인을 빼 놓을 수 없다. 세계 인구의 약 1%(약 7400만 명) 밖에 안 되는 우리 한인보다도 월등히 적은, 세계 인구의 0.25%(약 1700만 명)를 차지하는 유태인이 역대 노벨상 수상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내외라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한편 부럽기도 하다.
물론 노벨상 수상 결과가 한 민족이나 한 국가의 지성이나 학문적 우수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전 세계가 노벨상 수상자를 주목하는 것은, 수상이 개인의 영예이며 동시에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와 업적이 글로벌 시대 지구촌 모든 촌민(村民)의 공동의 유익 그리고 세계 인류의 발전과 평화에 대한 큰 기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인은 언제쯤 이런 영예로운 상의 주인공으로 세계인의 찬사와 축하를 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다시 수상자를 내어 우리 민족도 당당히 세계 인류의 발전과 평화에 크게 기여하는 민족이라는 뿌듯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까? 이는 한인 개개인의 치열한 연구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진지한 변화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와 가정에서 창조적 교육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한인 교육열이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우리의 교육열이 ‘교육’ 그 자체의 가치에 대한 깨달음에서 온다기 보다는, 교육을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데서 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제는 주입식 위주, 입시 위주, 학벌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 본래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교육을 통하여 개인의 인격 발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확고히 길러져야 한다. 나아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분석력, 사고력, 창조력과 개인의 잠재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학문 전반과 각계의 전문가 등 학자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대개 사회는 누구를 알아주느냐에 따라 그 방향으로 사람들이 움직인다. 그 동안 한국 사회는 권력과 돈을 알아주는 사회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돈이 되는 학문, 취직이 잘되는 학문 뿐 아니라, 기초학문이나 인문학 등 ‘학문’ 자체를 중요히 여기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의 평화를 지켜내는 일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각계의 학자를 존경하고, 연구원을 우대하는 사회 풍토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연구 동기의 공익성과 학자적 선한 양심이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학문 연구에서 연구 동기의 중요성은 지대하다. 학문에 중립은 없다. 학문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인문학이거나 자연과학을 무론하고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 곧 이웃의 불편, 이웃의 아픔, 이웃의 관심사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비록 지적 호기심이나 개인적 관심에서 출발 했을 지라도, 연구의 동기는 모든 이들이 함께 고르고 편리하고 건강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으로 확장 되어야 한다. 비록 연구는 혼자 할지라도, 연구의 동기와 연구자의 양심은 세상과 함께 해야 한다. 위대한 연구 결과는 실험실과 연구 동기가 빚어내는 것이다.
2014년 노벨상 수상자 모두의 노고와 뛰어난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희망 가운데 다시 자랑스러운 한인 노벨상 수상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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