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우연히 MC 송해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아주 예쁘고 귀여운 4살 된 어린아이가 요즈음 유행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를 앙증스럽고 당차게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참! 잘도 부르지 놀랍게도” 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노래를 덩달아 기분 좋게 따라 불렀다. 이렇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같이 따라 부르고 함께 즐기면서 활기찬 삶을 만들어 주는 음악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 인생살이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 중의 하나가 음악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오랜 역사 가운데에는 음악이 늘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자리했다. 내가 최근에 읽은 최강현 문학박사의 ‘한국중고문학사’에 보면 신라, 고구려, 백제, 가야 그리고 탐라국 등 다양한 시대와 국가에서는 백성의 삶을 즐겁고 편안하게 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가락으로 된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되어있다.
또한, 음악은 예부터 하늘과 땅, 가난한 자와 부자, 상전과 종, 양반과 상놈, 임금과 백성을 한데 아우르게 하는 천지 우주의 향기로운 소리의 역할을 해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노래를 열심히 따라 부르게 된 시기는 아마도 인생을 막 조금씩 알아가는 30대 즈음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때부터 나는 우리의 민요 가락, 트로트, 한국가곡 그리고 고전음악 등의 다양한 음악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중 특히 구슬픈 한국의 가곡을 좋아하는데 ‘동심초’, ‘동무 생각’, ‘그리운 금강산’등의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노래들이 이끄는 어떤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생각은 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런데 나는 가끔 당면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자 아무리 곰곰이 고민을 해보아도 생각들이 잘 이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조용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의 선율을 듣는데, 그것은 음악이 머리 저편의 밑바닥에 고여 있던 생각들을 하나둘씩 끌어내어 주어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몸이 피곤하거나 기분에 우울함, 스트레스를 느낄 때 음악을 듣거나 입 속으로 그것을 흥얼거리면 어느새 한결 마음이 안정되고 몸의 피로도 가벼워진다.
내가 참석하고 있는 하워드카운티 한인시니어센터에는 음악교실이 운영된다. 그 시간에는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가르쳐주는 강사의 노래에 맞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참여한 시니어 학생들이 신나게 노래를 배우고 따라 한다. 그러다 보면 한 시간이 마치 일분처럼 지나가 버린다.
재미있게도 강사님은 시니어 참가자들이 마치 교복 입었던 학생 시절로 되돌아간 것처럼 느낄 수 있게 이제는 나이가 꽤 든 우리를 ‘남학생’ 그리고 ‘여학생’으로 불러준다. 흥겨운 노래와 함께 모든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얼굴에서 싱그러운 젊음의 빛이 다시 발산함을 느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여정에 새로운 희망과 힘찬 기운을 불어넣어 주면서 부드럽고 윤기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음악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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