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ox의 Para는 완전에 못미치는 준(准) 급에 해당됨을 의미하는 접두사다. Paramedic(의료보조)이나 Paralegal(법률보조)에서 보듯이 그러하다. Dox는 Dogma (원칙, 믿을 교리) 에서 온 것으로 볼때 “파라독스”는 “원칙에 준한”, 또는 “원칙에 유사한” 등으로 이해하면 될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옳은것 같이 들리지만 숙고해보면 그와 반대의 뜻이 내포되어 있는 표현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 정치인들이 즐겨쓴다.
복지사업을 늘려나가며 대학등록금을 정부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한다면, 이에 현혹되는 우매한 대중이 있을수 있지만, 이러한 약속의 이면에는 세금인상의 필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복지의 약속은 국민으로서 반드시 좋기만한 일은 아니라는 논리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배심원 앞에서 변론하는 변호사들도 이렇게 비논리적인 파라독스 방법으로 배심원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려한다. 때에 따라서는 성공한다.
전두환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고니서 대법원에 항소했을때, 이 사건을 담당한 피고측 변호사는 전두환 피고를 죽이지 말아 달라는 변론에서 항장불살(降將不殺) 이라는 논리아닌 논리로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 받는데 성공했다.
투항한 장수는 적장이라도 죽이지 않는다는 고사를 인용한것인데 전두환 케이스는 투항한 장수의 케이스가 아니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탈북하여 귀순했다면 항장케이스지만,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국민으로부터 재물을 수탈한 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두환을 항장 에 비유한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에서는 변호사들이 평시민으로 구성되는 배심원을 상대로 인정에 호소하여 파라독스로 성공하는 예를 볼수 있다지만 한국의 대법관들이 이러한 비논리적 파리독쓰에 좌우되는 양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케이스다.
내잘못을 타인의 잘못으로 둔갑시키는 파라독스가 있다.
‘수욕정(樹欲靜)이나 풍부지(風不止)로다’가 그것이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무는 바람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본인의 의지에 따른것인데 사람의 마음도 나무와 같다는 가설하에 만들어놓은 파라독스다.
파라독스의 효과을 증대하고자 한(漢)시적 표현을 애용한다. 대중이 이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영어로 표현하는것 보다 라틴어에서온 표현의 파라독스를 애용한다. “본성은 변치않는다” 라는 표현으로 이전에도 유사한 범죄사실이 있었으니 이번에도 그가 범인일것이라는 주장을 위해서 쓰는 말이다. 더 권위 있어보이라고 Natura non mutat라고 라틴어 표현을 쓴다.
법정에서는 두가지 논쟁이 상존한다. 증거를 근거로 사실입증을 위한 증인 심문과, 사실심리가 끝난뒤 최종 변론 (Closing argument) 에서의 양측 변호사의 종합변론이다. 사실 심리에서는 파라독스적 질문을 할수 없으나 최종변론에서는 이것이 허용된다. “항장불살”뿐만 아니라 여하한 성경구절도 인용 가능하다. 그러나 조심해야한다. 성경에는 내가 주장하는 구절과 반대되는 말씀의 파라독스적 요소가 곳곳에 매복하어 있음을 상기한다.
파라독스적 표현을 인용하고자 할때는 심사숙고해야 할것이며, 이를 듣는이는 그 표현 이면에 반대의 뜻이 숨겨저 있음을 알아차려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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