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자 되고 있는 말 중 하나가 “내가 누군지 알아?”다. 이 말에는 자신의 위치나 경력 혹은 파워를 들어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알아주기를 바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 한국의 뉴스에서 한 국회의원이 술과 저녁을 먹은 후 대리기사를 불러 다음 목적지로 하려다 오래 기다리게 하자 대리기사가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면 가겠다”며 항의를 하자 국회의원 명함을 주며 “내가 누군지 알아?”했다고 한다. 말인 즉은 “내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인데 나 정도는 기다려도 상관없는 것 아니냐?”는 뜻이 들어있을 것이다.
기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명함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어떤 사람은 명함에 자기가 소속하고 있는 관련단체의 이름에 그리고 조금 심한 경우 지나간 단체까지 줄줄이 넣어 이름 앞에 잔뜩 직함을 넣는 사람이 있다. 이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 혹은 ‘이런 경력을 가지고 있으니 알아 달라’라는 뜻으로 보인다.
이런 명함을 받으면 이름 앞에 혹은 뒤에 뭐라 존칭을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대해 주기를 바라는지 의문도 생긴다. 명함을 주고받는 방법도 다양하다.
길게 잡고 옆으로 주는 사람, 자기가 자기 이름을 바로 보게 주는 사람, 또는 상대방에 보기 좋게 주는 방법 등 다양하다.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 이지만 자기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책이 높은 사람에게 명함(예로 ‘사장’에게 주는 데 자신이 ‘회장’으로 되어 있다면)을 건네 줄 경우 자신의 직함 위에 연필로 한 줄을 긋고 상대방이 글씨를 바로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잡고 왼손으로 주면서 오른손으로 악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이 복잡한 세상에 자기 직함에 줄을 긋고 하는 것은 생략하더라도 상대방이 글씨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주는 것은 명함을 건네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내가 누구인지를 들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무언가 부족하고 겉치레를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정신과 의사의 분석에 의하면 이런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지 못하여 다른 사람의 조금만 무시하는 듯해도 과할 정도로 화를 내거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람이 많다. 앞에서 언급한 국회의원 사건도 결국은 폭력으로 이어져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법의 심판을 받겠다며 소송으로 이어졌다. 결국 자신도 궁색해지거나 상처를 받고 주변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정신과 의사로 은퇴하고 현재 이화여대 명예교수임)는 ‘인생의 성공은 결국은 자신을 얼 만큼 사랑하느냐’로 판가름 난다고 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면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말하고 행동하며,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기준을 정하면 인생은 훨씬 쉬워진다고 이야기한다.
한 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유행가 ‘타타타’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라는 가사가 있다.
누군가 나를 알아 주기를 바란다면 상대를 알고 이해를 먼저 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 하기 전에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라고 알리고 상대의 눈높이로 나를 맞춰야 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글을 인용하면 ‘나 자신을 모르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게 된다.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면서 타인과 경쟁한다. 그 경쟁에서 이기려는 것에서 성취욕과 즐거움을 찾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경쟁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무한 경쟁 속에 밀어 넣고 치고 받으면서 여기 저기 상처 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럴진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야 할 자신을 ‘내가 누군지 알아?’하며 사지로 내몰지 말고 아끼며 행복하게 하는 것이 슬기롭고 즐겁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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