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던 아내가 조현아 땅콩사건을 말해 주 길래 너무나 황당하고 이해가 안되어 당신이 잘못 읽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을 비롯해 곳곳에 퍼진 기정사실이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인을 싸잡아 도매금으로 헐값에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성질이 좀 원칙론 적이고 분석적이라 “박따져”라는 별명을 아내가 부쳐줬는데, 이곳 연방정부 공무원 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며 늘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나의 성격에는 미국 직장생활이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다. J 제약회사 사장으로 있던 친구는 간부회의 때 회장이 부하직원들을 질타하며 셀폰을 집어던지고, 심지어 구타까지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결국은 사표를 냈다. 혹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부양해야 할 처자식의 얼굴이 어른거려서 쓴잔을 꿀꺽 삼켰을까? 자신이 없다.
조현아 사건은 물론 교만 방자한데서 나온 사건이지만, 부사장으로 사원들의 권익과 위상을 한층 올려놨다는 칭찬을 들었다는데, 막상 본인은 기내의 사원들을 부리는 종처럼 여겼던 말인가? 또한 승객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었다. 교만과 더불어 이율배반적, 솔직히 말하면 그 위선이 더 쓴 웃음을 짓게 한다.
성경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라고 말씀한다. 인간의 삶은 결국 관계의 연속인데, 교만은 관계를 파괴하고 스스로를 망치게 한다는 말이다. 교만감을 갖게 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언뜻 생각에 우월감, 특권의식, 기득권 주장, 그리고 사유화(私有化, 심지어는 교회까지)가 교만을 낳는다고 생각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생명부터 모든 것은 주어진 선물이다. 재물이나 지위, 명예를 위한 지혜, 건강, 특별한 재질 등 모두 주어진 선물이다. 본인이 만들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세상에 남의 도움, 특히 부모, 선생, 친지, 친구, 그리고 나아가 사회나 정부 혜택 없이 혼자 재물을 모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생명에 필수적인 햇빛, 공기, 물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누구에게나 빚진 자이고, 성경은 “모든 것을 받았으매 받지 않은 것처럼 자랑하지 말라”고 말씀한다. 교만의 반대는 겸손인데,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겸손의 전제조건은 감사라는 것이다. 자기가 누리는 모든 것이 남의 노력, 땀, 눈물의 결실이라고 진정 감사하면, 그리고 모두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면 교만해지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 정거장에 몇 달 있다가 지구로 귀환한 이소연 씨는 지구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지구를 떠나 외계에 가니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는 이야기다. 우리중 과연 몇 명이나 지구에 사는 것을 감사해 본 사람이 있을까?
잃기 전에 늘 감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연코 말 할 수 있는 것은 늘 감사를 잊지 않는 사람은 교만해 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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