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인 윤인배박사가 지난 해 12월 30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윤박사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는 장례절차를 참례하면서 윤박사와의 몇가지 인연이 문득 떠 올랐다. 나는 윤박사와의 인연으로 따진다면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다. 같은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고향도 자란 지역도 전공도 다르며 직업도 달랐다. 인연이라고 구태여 따진다면 볼티모어지역에서 근 40년동안 미국생활을 해 오면서 윤박사의 대광고 동창인 김창호목사님의 소개로 가끔 이런저런 모임에서 마주쳐 악수와 목례를 교환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윤박사와 깊은 인연을 맺게되는 계기가 찾아왔다. 나는 이 기회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에 따라 이루어 졌다고 생각한다. 작년 1월 어느 겨울 날 윤박사부부가 독회(讀會)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이때 윤박사는 자신의 ‘인생과 신앙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의견을 토로했다. 독회는 독서토론모임으로 3년전 ‘인생과 신앙문제’에 관심이 있는 30여명이 신앙서적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이는 장(場)이다. 이 모임은 엘리콧시티에 있는 하워드카운티 밀러도서관에서 매달 두번 쯤 모여왔다.
윤박사는 거동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독회모임에 자주 참석했으며 그 때마다 ‘자신의 신앙 신조’를 나름대로 펼쳐나갔다. 윤박사의 화법은 우회적으로 돌려서 하는 대신 느낀 그대로 표현하는 매우 직설적이다. 한번은 그는 유머가 섞인 어조로 자신의 신앙고민을 이렇게 피력했다. “나는 교회생활을 오래동안 해오면서도 풀리지 않는 숙제가 하나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악과 문제입니다. 하나님이 정말 아담과 이브를 사랑하신다면 뻔히 따먹을 것을 아시면서 왜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두셨습니까?” 회중에서 선택의 자유, 하나님의 주권존중, 질서 겸손과 순종 등 나름대로의 설명이 펼쳐졌지만 윤박사는 설득되지 않았다.
지난 해 여름 윤박사 내외가 김창호목사 내외와 우리 내외를 집으로 초청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살아온 지나간 삶들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때도 우리의 대화는 신앙문제로 집중되었다. 그 날 우리가 내린 결론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하나님을 다 이해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선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늘 사랑하신다’였다.
지난 해 11월 어느 날 윤박사님의 건강이 쇠하여지기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창호목사님과 나는 윤박사 댁으로 심방을 했다. 김창호목사님은 빌립보서를 중심으로 참 신앙이 무엇인가를 근 한시간 동안 윤박사에게 자세히 설명하며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이 하늘나라에 있음을 자신의 신앙경험을 통해 간증했다.
이 간증이 끝난 후 윤박사는 눈물로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했다. 내가 윤박사를 위한 기도를 마칠 때 그는 큰 소리로 ‘아멘’을 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것이다. 윤박사는 의사로서 의료발명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나는 윤박사의 업적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윤박사님이 지금 하나님품속에 계심을 확신할 수 있는 사실보다 더 귀한 것이 또 어데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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