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어릴 적 고향생각이 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고향은 이북이다. 살아생전 고향생각에 아버지는 머리맡에 회령 고향사진을 정면에서 바라보실 수 있도록 벽에 붙여 놓으시고, 항상 바라보고 계시는 모습을 봐왔었다. 얼마나 가고 싶으시면 저러실까…자식으로서는 그저 안타까울뿐, 빨리 통일이 되서 그토록 그리던 고향을 모시고 가는 그런 날을 생각하며 살았다.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주시던 강냉이 죽, 시원한 동치미 그리고 김장김치를 먹은 생각이 난다. 그 시절만 해도 밭에서 거름 주어서 키운 유기농 식품이니, 지금 생각하면 웰빙 식품인데 그 때 어린 시절 강냉이 죽은 정말 맛이 없었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손주들 왔다고 밤새 아궁이에서 강냉이죽을 끓여서 손주들 먹이시려고, 정성을 다하여 차려주셨다. 추운 겨울에는 영하 20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서 얼마나 추운지 자기 전에 할머니는 펌프 물을 뜨겁게 끓여서 유담뿌에 담아, 군용담요에 싸서 이부자리 속에 넣어주시고 동상 걸린 발은 메주 콩자루에 싸매고 자게 했다.
몇 년 전에 한국에 가서 옛날 시골을 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냇가는 오염이 되어서 악취가 나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골이 그립기만 하다. 나의 조국 나의 고향 나의 시골 풍경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는 역시 한국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창문 앞에 서서 고향 쪽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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