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애북과 종북의 의미를 혼돈해서 사용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두 단어가 주는 의미는 엄연히 다르다. 애북은 북한동포를 사랑하는 마음이고 종북은 독재자 김정은을 비롯해서 북한 집권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애북자들은 북한에서 못먹고 굶주리고 인권을 탄압받는 동족을 보고 생각하면 애통의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행동한다. 반면 종북자들은 복한 동족의 고통을 모르는 척하거나 도와주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최고존엄’ 김정은만 무조건 추종하는 표리부동한 마음을 갖고 행동한다. 애북자들의 사랑의 대상은 북한동포다. 그러나 종북자들의 사랑의 대상은 김정은과 그의 추종무리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국내에 살거나 외국에 살거나 애북자로 산다. 그 이유는 북한 동포가 내 혈육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70년을 서로 헤어져 살고 있는 비극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애북을 자처하고 또는 가면을 쓰고 애북행세를 하는 한국사람들을 국내외에서 볼 때 마음이 아프다. 적지 않은 종북자들은 북한은 북한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남한은 남한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이중잣대론을 제기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괴변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2,500만 북한 동포가 굶고 탄압받고있는 사실은 절대적인 사실이지 상대적인 또는 비교적인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송두율 교수가 내세웠던 ‘경계인’이라는 사회학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종북을 정당화 시키려고 한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게 되면서 한국인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금방 버릴 수 없고, 그렇다고 외국사회에 완전히 적응할 수도 없는 한국사람도 아니요 외국사람도 아닌 ‘경계인’의 입장에서 북한을 생각할 때 ‘일반인’의 입장과는 다르다는 논리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해외거주 한국인들은 왜 ‘경계인’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
지난 해 12월 22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준 주유엔대사가 보여준 연설과 한국에서 ‘토크콘서트’를 통해 보여준 신은미씨의 언행이 애북과 종북의 전형적인 실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오 대사는 6분간의 원고연설을 마치고 약 2분간 원고에 없는 연설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유엔 북한 조사위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며 가슴이 아프고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은 비극을 겪은 듯 눈물을 흘립니다. 북한에 있는 무고한 형제, 자매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합니다. 강제수용소에서 아무 죄 없이 고통 받는 북한의 형제자매들은 우리와 똑같은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부디 훗날 오늘을 되돌아볼 때 ‘북한 주민들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어머님이 개성 출신이고 장인이 함경도 태생으로 자신도 이산가족임을 밝힌 오 대사는 이 연설에서 자신과 가족이 겪은 비극을 토로한 것이다.
한편 종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53)씨는 한국에서 3번에 걸쳐 이른바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대구 동성아트홀, 서울 조계사, 익산 신동성당 등에서 열린 이 모임에서 그는 북한에서 굶주리고 인권탄압으로 고통 받는 동포의 현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을 여러번 드나들면서 북한당국이 보여준 한계 내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통해 북한을 읽었다. 그는 저서 ‘재미동포 아줌마 평양에 가다’에서 평양의 시민들을 보고 살만한 나라라고 했다. 시골의 처참한 생활상과 강제수용소는 보지 못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신씨는 대구에서 보수적이고 부유한 기독교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유학을 와서 학위를 받은 인재다. 미국에 오래 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경계인’이 된 것인가? 오대사의 연설을 한번 들어보기를 신씨에게 권한다. 문화체육부가 그의 저서를 2013년 ‘우수문학도서’에서 탈락시키기고 배포된 책들을 거두어 드리기로 한 결정은 늦은 감이 있지만 참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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