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 덕분에 동네 한 바퀴 걷자고 길을 나섰다. 놀이터를 지나게 되었고, 그 한켠 벤치에 두 할머니의 모습이 들어왔다. 백발 두 할머니의 모습이 얼마나 정겹던지 무슨 이야기를 저리 즐겁게 나누실까 궁금했다. 한 분은 미국 할머니고 다른 한 분은 언뜻 보기에 한국 할머니 같았다. 한국 할머니가 영어를 무척 잘하시니 저리 정겨운 대화를 하실 것이란 생각을 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실까 궁금해져 슬그머니 가 보았다. 그런데 한 분은 영어로 한 분은 한국말로 대화를 하고 계셨다. 건강을 걱정해주시고, 손자손녀 자랑에 흠뻑 빠져계시며 서로 동문서답을 하시는데도 어쩜 그리도 타이밍이 잘 맞던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시려는지 “See you Tomorrow” “조심이 가요” 하시며 꼬옥 서로를 안아주시는 모습에서 난 오늘 우선순위로 따뜻한 봄을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나는 언제쯤이면 말이 통하는 친구한테 따스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을까...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그 두 할머니의 모습이 코믹영화 한 편을 감명 깊게 본 것처럼 가슴속에 따스하게 남아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맑은 마음으로 금방 친해지듯 두 할머님께서도 이것저것 재지 않고 서로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셨기에 그렇게도 즐거우셨으리라.
진정한 대화는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말을 많이 하는 것 보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주는 것이 때론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 두 할머니의 모습에서 인생을 많이 사신 분들께 느끼는 마음의 여유를 배우고 짧은 만남 이었지만 돈 주고 배울 수 없는 값진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다. 두 분의 모습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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