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아베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 한국과 중국 및 동아시아 피해 당사국들의 첨예한 관심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모양새다. 관심의 초점이 위안부 문제로 극히 축소 취급되는 잘못된 현상이 일부 있으나 아베의 극우 전략은 흘러간 과거 군사대국 군국주의 영화의 부활이다. 한 말 1,900년대 초와 같은 인접 국가에 대한 직접 침탈은 아니라 하더라도 독도, 아오이다오-센가쿠, 북방 4개 도서 등을 둘러싼 분쟁화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지속적인 경제 발전에 폭발성 위협이 된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자위대로 평화주의를 내세우던 일본의 이와 같은 급변의 동력은 믿었던 우리의 혈맹 미국이 제공했다는데 사태의 어려움이 있다. 중국 견제에 국력 및 재력의 한계를 느낀 미국이 호전적이며 막강한 경제력을 갖춘 일본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의 변경이 그 발단이다.
1905년 한국을 희생시킨 미일 협잡외교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보자. 청일전쟁에 이어 세계의 예상과는 달리 러일전쟁마저 승리한 일본의 군사력에 놀란 미국 대통령 테어도어 루스벨트는 육군 장관 윌리엄 태프트를 도쿄로 급파하여 당시 미국이 식민 지배하고 있던 필리핀의 안정을 위해 가쓰라 다로 일본 수상과 비밀협약을 맺게 한다. 내용은 조선 점령을 탐내는 일본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는 대신,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점유에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는 나눠먹기식 밀약이다. 미국은 일본의 한국 강점을 방조한 역사적 과오를 범한 것이다.
1945년 미국은 침략적 군국주의 일본을 패망시키고 한국의 주권을 되찾아 주었고 6.25 전쟁에서는 3만5천여 자국민의 인명을 희생시키며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 주었으니 은원의 역사는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그러나 이번의 미일공조에 있어서는 미국을 원망할 수가 없다. 미국은 미국의 국익에 충실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영원한 혈맹으로 ‘한국=미국’ 이라는 허상에 매달린 우리의 의식과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순진성을 반성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해방 70년, 값비싼 민주주의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외교력에 걸맞게 미국에 대하여 당당히 공조, 반대, 주장, 요청을 할 수 있는 이성적 외교력을 발휘할 때라고 하겠다. 한 말의 상황과 비교해서 주목할 점은 이번 아베의 외교공세는 해외인 미국에서 미국 외교력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벌어지는 외교전쟁이라는 점이다.
한 말 나라를 빼앗긴 조선의 이웃 중국과 만주에 총을 든 우리의 독립군이 있었다면 오늘날 미국 현지에는 이민이라는 역사의 섭리가 투표권과 정치력이라는 탁월한 무기로 무장시켜준 재미 동포들이 있다. 미국 정치의 특성상 자기 당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있어 일본의 총력 반대를 이기고 위안부 의회결의, 위안부 기림비 확산, 동해병기 성공을 이룩했듯이 우리에게는 일본계의 약 5배에 달하는 투표권이라는 막강 무기가 들려 있어 희망이 있다.
문제는 한인 특유의 개인주의 성향과 단결력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여 일본의 집단주의를 이겨 낼 일사불란한 단결을 이룩하느냐 이다. 아베 공세의 방어는 본국 정부로서는 속수무책인 아픔이다. 미주 동포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조국을 구해내는 자랑스런 외교전사가 되어야 한다.
4월 29일 아베 연설은 기정사실이 되었으나 미국에는 수많은 양심세력들이 있어 우리들이 집요한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희망은 우리에게 있고 아베의 꿈은 스러질 것이다. 우리 모두 박차고 일어나 모금운동과 항의 시위에 힘을 보태며 장기전을 준비하자. 우리에게는 일본의 침략 근성에 철퇴를 가한 자랑스러운 충무공 이순신과 안중근 의사의 교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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