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동네 공원을 산책했다. 어머님과 함께 오디를 따먹고 어머니를 통해 유싱킹(U thinking, 타인에 대한 배려)을 발견한 공원이라 나에게는 언제나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아버님과 등산을 준비했지만 생각보다 차가운 날씨와 어머니가 다리가 불편하셔 생각한 제 2의 산책코스인 것이다.
공원입구에는 주민들에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텃밭을 빌려주는 꽤 큰 면적의 밭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밭을 가꾸고 거름을 주며 채소 하나하나에게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시골 텃밭을 보는 것 같았다.
상추를 심은 곳도 보이고 토마도도 보였다. 정성스레 돋아준 흙을 보며 풍성한 소출을 그려보았다. 아이들도 게임을 하느라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렸고 중간중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준비한 운동기구들도 눈에 띄었다. 이렇게 집 근처에 주민들을 위한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왠 장갑이 쌓여져 있고 온갖 연장들이 세워져 있었다. 팻말을 읽어보니 공원주위에 쉽게 퍼지는 잡목들과 필요 없는 잡초와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도구들이었다. 아무나 마음이 동요하면 공원 안으로 언제든 들어가 자원봉사를 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니 몇몇 분들이 열심히 나무를 자르고 쓰레기를 치우며 공원정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여러 번을 다니는 공원이건만 유심히 보지 않아 놓쳤던 장면들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깜작 놀랐다. 돈을 받는 것도 아니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일을 아들을 데리고 나와 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 묵묵히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공원 저 구석 아무도 보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 그 곳에서 그들은 동네 주민들과 공원의 아름다움을 지키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저것이 진정한 봉사이며 유싱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지난주에는 아내와 함께 그레잇 폴스 공원을 갔는데 그 공원은 ‘쓰레기 통 없는 공원(Trash Free Park)으로서 쓰레기통을 전부 없애고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각자의 쓰레기를 가지고 돌아가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일하는 사람도 줄일 수 있지만 깨끗한 공원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인 것이다.
몇년전 잘 아는 지인 한분이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자원봉사 사이트로 들어가 마음에 드는 자리를 알아보았다고 한다. 시간이 나면 아무 때나 나가도 상관이 없고 커다란 약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그분은 깜작 놀랐다고 한다. 많은 자원 봉사일은 전적인 헌신을 요구하고 나의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아닌 그들이 필요할 때 나가는 일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자원봉사도 기다리는 순서가 꽤 긴 것을 보고 “미국이 이래서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이 하는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아름다운 공원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감사를 느꼈다. 미국은 자원봉사자가 많고 기부의 숫자나 환원이 많은 나라로 유명하다. 돈이 있는 기업은 돈으로 돕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으로 남을 도우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일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한참을 쳐다보며 작은 일 하나라도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며 실천에 옮겨보자는 생각을 하고 돌아섰다.
작은 일이 모여서 큰일이 되고 작은 유싱킹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마음이 뿌듯해 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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