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베 총리 방미의 폭풍은 지나갔다. 그 기간에 나는 서울에 머물고 있어서 워싱턴에서의 현장감은 못 느끼지만 이곳 워싱턴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LA 등에서도 항의 시위가 대단했던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한국에서는 좀 더 차분하다고 할까, 어떤 일이 벌어 질것인지를 다 예견 하고 있는듯 조용 한것 같았다. 나는 아베의 방미를 기점으로 여지껏 펼쳐 왔던 위안부 성노예 만행의 사과를 받으려는 정책에 대해서 이제 한번 재 검토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까지 얻은 것은 최대의 성과는 일본의 성노예 만행에 대해서 일본은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나 나름대로 분석해 보니 그들은 학자, 양식을 가진 지식층들이 대부분이고 일반 대중은 아닌것 같다. 더구나 일본의 홍보로 미국민의 일본의 호감도가 한국을 훨씬 능가한다. 그래서 항의시위만 계속하다가 잘못 되면 한국에 대해서 피로감을 느낄까 걱정도 된다. 그러한 것을 고려할때에 항의 시위보다 소녀상 조각 건립 운동은 아주 좋은 발상이고 일반 미국 대중에게 가장 호소력이 있으니 이 운동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것이 중요 하다는 생각이 든다.
잃은 것은? 이번 서울 여행에서 일본에서 거주하며 일본 시 문단에서 활동하는 시인을 만났다. 세월호의 아픔을 일본 잡지에 실리기도 한 시인이다. 그분의 말인즉 한국, 또는 해외 동포들의 항의 시위가 일어 나면 이에 비례해서 일본 서점에 한국을 비하하는 책, 잡지들이 늘어 나며, SNS에도 월남전에서 한국군들이 현지 여자들을 어쩌했다니, 한국군들의 사생아가 어쩠다니 하는등 험한(險韓)하는 글들이 무수히 뜨고, 성노예에 대한 양식있는 글을 쓰는 일본의 학자들이 곤욕을 치루고, 더 나아가 재일동포에게 일본을 떠나라니, 또는 위협을 가하겠다니 하는 소위 국수주의적 우파가 날뛴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연일 벌이는 시위는 일본의 양식이 있는 사람들의 설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고, 그리고 대단히 유감스러우나 오늘의 현실은 생존하고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 계실동안 일본 정부가 우리가 원하는 ‘사과’는 기대하기 어려울것 같다. 오히려 우리가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는 국수 우파들이 더욱더 날뛰게 하는 결과만 초래할것 같다.
명분과 정의를 외치며 일본에게 사과를 받으려 압박하는 방법은 일차 방정식이다. 이것으로는 이제 안된다는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때로는 친일파 소리를 들을수도 있고, 위안부 할머니 가슴에 못을 박는 오해를 받을도 있을지 모르지만 실리를 얻을수 있는 3차 4차 방정식으로 이제 방향을 틀어야 하지 않을까?
워싱턴 포스트에 오히려 ‘아베 총리에 감사한다. 그는 극소수의 극렬한 국수 우파의 압력 속에서 무라야마 선언의 계승을 천명하였다’ 하면서 무라야마 선언이 무었인지 설명하는 광고를 실으면 어떨까?
일본의 양식 있는 학자들의 재정적 도움을 주어 일본내에 친한 단체 및 연구소를 여러개 만들도록 하면 어떨까?
어느 하루를 ‘통곡의 날’로 정하고 ‘우리가 못 나서 우리 할머니들을 성노예로 만들었오, 보상도, 위로도 우리가 하겠오’ 하면서 그 운동 현장에 일본에 양식있는 사람들을 합류시키어 그들로 하여금 자성하도록 하고 그리고 그 인류의 보편적 양심을 일본내에 확대함이 어떨지?
외면하고 싶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서 한국을 혐오하는 국수 국우파를 소수로 그리고 친한파를 다수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아무리 생각해도 워싱턴이다. 워싱턴 정대위가 심기일전해서 ‘쉬운 명분에서 어려운 실리로’ 나아가길 기원 해 본다. 더한국이 외교에서 외톨이가 되는것도 감안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