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개월간 자전거여행을 하며 유럽을 돌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난데없이 연락이 왔다. 동화 같이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들떠 있어야 할 친구가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이탈리아에 있는 한 호스텔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자전거여행을 꿈꿔왔고 일부분 현실이 된 지금, 막상 자전거를 잃은 이 순간 여행을 계속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내게 물어보았다. 큰 실의에 빠져있는 그에게 나는 답했다. 두 다리로 걷다가 사고 후 다리를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날개를 달아준 거라고.
그 친구의 상실감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여행자전거의 가격은 꽤나 값지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의 절망을 달래주기보다는 훌훌 털어버리고 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마주하게 되는 여행의 과정이 현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대화를 마친 후 친구는 이렇게 된 김에 여행루트를 아예 바꿔보겠단다.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절대 시도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으로.
상상하지 못한 곳에 놓여있는 보물 상자들을 열어볼 기대감으로 그 친구의 나머지 여행을 응원하고 여행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지구여행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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