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은 감정(感情)의 동물이라고 한다. 감정(emotion)은 인간의 특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말 가운데 하나이다. 요즘 부쩍 감정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감정지수(EQ), 감정치유, 감정소통, 감정코칭(coaching), 감정조절장애 등등 다양한 말들이 있다. 요사이는 감정노동자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감정은 절대자로부터 부여 받은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인간의 품성이다. 만약 사람에게 이성(理性)만 있고 감정이 없다면, 감정 없는 인간 세상을 생각해 보라, 얼마나 무정(無情)하고 무미(無味)하며 삭막 하겠는가? 생각 불가(不可)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감정이 있어 풍성한 행복과 다양한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보다는, 오히려 감정 때문에 더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일순간의 감정을 제대로 다루거나 조절하지 못하여 부부관계나 인간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순간의 분노나 모욕감을 참지 못하는 감정조절장애로 일어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사람들이 감정 표현이 서툴고, 감정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감정 표현 억제를 미덕으로 가르치는 전통 문화에서 자란 것도 원인일 수 있다. 특별히 한민족은 비교적 감정 표현 억제를 강요하는 문화였다.
그러다 보니 은연 중 감정을 숨기고, 참고, 억압하고, 방치한 면이 있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 있어도 착한 척, 순한 척, 대범한 척, 쿨한 척 살아왔다.
또 다른 이유는 현대인이 이성(理性)에 비하여 감정 문제를 소홀히 다뤄왔다는 데 있다. 학교 교육은 주로 수리, 논리, 합리, 객관(客觀) 등 이성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집중되었다. 인간의 도덕성을 다룬 윤리학 역시 이성과 감정을 구분하여 도덕성의 원천으로 주로 이성을 주목 했을 뿐, 인간의 감정에 대하여는 별로 주목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감정이란 어떤 일이나 현상, 사물에 대하여 느끼어 나타나는 심정이나 기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이성이 있는 곳에 항상 감정이 함께 있다. 우리의 삶은 이성과 감정이 함께 이끌어 간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굳이 사단칠정(四端七情)을 다룬 조선시대의 성리학(性理學)을 들출 필요도 없이 이성과 감정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이성에 마음을 두는 그만큼 이제 감정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감정에 마음을 쓰자. 감정을 억제하거나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지수(EQ)가 개인의 행복은 물론 성공이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적 능력(social competence)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정도의 감정은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표현하며 살아야 한다.
사납고 모질게 분노의 감정을 쏟아 붓는 방식으로 화를 내지 말고, 적절하게 화를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감정 앞에서는 지위고하가 없으며, 감정조절 실패 없다고 자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감정은 무거운 짐이나 통제 못할 괴물이 아니다. 나의 감정은 나를 다른 사람과 구별해 주는 나만의 특별한 속성이다.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은 DNA나 지문(指紋) 혹은 얼굴 생김새의 차이만이 아니다. 내면에 일어나는 감정(感情) 역시 나라는 사람을 고유하게 규정한다.
그런 면에서 감정은 관리를(management) 필요로 한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것은 피부나 건강이나 돈만이 아니다. 감정의 폭풍 가운데 열에 치받히어, 격앙된 감정 에너지를 그대로 표출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또 슬픈 감정 에너지에 사로 잡혀 자신의 마음과 몸이 상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잘 조절되고 관리된 감정은 나를 다른 사람과 구별해 주는 나만의 아름다운 *감문(感紋) 이다. 어찌 고맙고 소중한 감정을 하찮게 여겨, 내 삶의 일부이며 나를 드러내 주는 감정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감문(感紋)-사전에 없는 말로 손가락 지문(指紋)처럼 감정의 지문이라는 뜻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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