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는 교육 지침서인 인시크리칼은 금년 말 파리의 유엔기후회의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강력한 국제적 동의안이 나오기를 열망하는 교항의 편지이다.
과학계와 세계는 파리 회의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의 평균 기온보다 2도 이상의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기후변화의 속도는 가속화되어 3도, 4도 이상의 온도로 더 빠르게 줄달음치게 된다. 그 세상을 사실상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지옥 같은 세상’ 이라는 말 밖에는. 그 세상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주 유엔은 현재 난민이 6천만 명에 달했다고 발표 했다. 이는 세계 인구를 60억으로 볼 때 100명당 1사람인 셈이다. 유럽은 현재 끊임없이 밀려드는 난민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데 기후변화는 갈수록 더 많은 환경 난민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편지에서 교황은 기후변화는 인간이 초래했다는 과학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더 구체적으로 기후변화의 현상과 그로 인한 물과 토양과 오염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종교가 과학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역사적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교황은 또한 전통적인 기독교적인 가치관에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 놓았다. 죄는 가난한 자들에게 관심을 쓰지 않고 환경을 착취하고 자원을 돌려놓지 않는 행위로 규정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미지로 인간이 만들어졌다는 창세기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땅을 지배할 수 있다는 권리를 준 것이 아니고 신의 창조물을 관리하는 청지기 역할의 부여임을 상기시켜준다.
교황은 또한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소비문화와 기술에 대한 지나친 믿음에서 벗어나 변화하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세계가 하루 바삐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도록 일반 시민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정치인들에게 녹색 세상을 위한 정책적 설립을 서둘러 줄 것 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시크리칼 끝 부분에 첨부된 교황이 직접 쓴 기도문을 번역해 보았다.
우리의 땅을 위한 기도 (교황의 기도문)
전능의 주시여!
이 우주에, 그리고 작디작은 생명체에게도 계시는 주님이시여!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부드러우심으로 감싸시는 주님이시여!
당신의 크신 사랑의 힘을 저희들에게 부어 주셔서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돌보고
그 아름다움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평화를 홍수같이 저희들에게 퍼부어 주십시오.
우리가 서로 해하지 않고 형제자매와 같이 살 수 있게 말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시여!
당신의 눈에는 귀중한 이들이 이 땅에서
버려지고 잊혀짐에서 회복되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우리의 삶을 치료해 주십시오. 그래서 우리가
이 땅에 공해와 파괴를 심지 않고
다만 아름다움만을 심게 하소서
가난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구를 유린하여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주님께서 다듬어 주시옵소서.
당신의 밝은 빛을 향하여 걸어 갈 때에
저희들을 가르치셔서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귀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하시고
경이로움과 깨달음의 기쁨을 얻게 하시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생명들이 떼어질 수 없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가 되어 있음을
깊이 깨달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계셔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하여
싸워나가는 우리의 힘든 고투 속에서, 주님,
저희들을 굳건히 붙잡아 주시옵소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