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은 6.25전쟁 65주년 기념식을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참전 기념공원에서 지난달 25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21개 참전국 대사와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참전용사, 한인단체장 등이 참석하여 수십만의 젊은이가 목숨을 바쳐 싸운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식을 가졌다. 우리 노병들은 조국의 안위를 위하여 싸우다 생명을 바친 전우들의 뜻을 따라 조국의 안위와 번영을 위하여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나는 최근에 가까이 지내는 참전 용사의 고백을 들었는데 그는 지난 5월 조국을 방문하고 흑석동 국군묘지를 참배한 소감을 들려주었다. 사병 묘역, 무명용사 묘역을 참배하는데 자신을 대신하여 말없이 누워 있는 전우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새삼 북받쳐오르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노라며 그들의 희생의 대가로 오늘 내가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노라고 했다.
나도 동료나 후배들의 숭고한 희생을 생각할 때가 많다. 특히 경주 기계 전투에서 희생된 동료, 후배 그리고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꽃다운 생을 마감한 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에인다. 내가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지 못한 데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을 되새겨 해결해야 할 일은 6.25전쟁 중에 실종된 전우와 미송환 국군포로들의 생사와 송환이다. 1953년 7월27일에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으나 북한정권은 우리 전우들을 강제로 억류하고 송환하지 않았다. 수만 명의 국군포로가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당시 추측 보도와 10여 년 전 천신만고 끝에 고국의 품으로 생환한 조창호, 양숭용 씨 등을 통해 생존 확인된 국군포로는 260명이라 추정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이 200여명이 미군이었다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했을지는 불문가지다. 그들을 구하기 위하여 당장에 어떠한 위험을 치른다 해도 응분의 조치를 취하였을 것이다.
미국처럼 국가가 참전군인들의 안녕을 끝까지 책임져주는 자세를 취해야 국가도 떳떳하게 충성을 요구할 수 있고, 싸우는 군인들도 온몸을 다하여 국가 민족을 위하여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생각이다. 한국정부는 오늘날까지 생존해 있는 국군 포로의 송환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하고 있는지 군 당국에 묻고 싶다. 지금도 살아 있는 우리 군인이 적군에 얽매여 있는데 왜 구하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우리 전우를 구출해 주기를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얼마 전 한 기사에 ‘한국전쟁 실종자 잊지 맙시다’란 제목 아래 한국전 때 실종된 미군들을 수십 년 째 찾아 주고 있는 조나 칵크리 할머니는 한반도에는 7,883명의 미군 실종자가 있다며 이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실종 부모와 형제자매들은 지금도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노라고 했다. 모성애는 미국이나 한국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는 6.25전쟁 때 실종된 군인과 그 가족이 있다. 정부나 민간단체에서 실종된 이들과 가족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이들의 구출에 더한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또 근래 신문에 자주 보도되는 부정행위 중에 특히 방위산업 비리로 구속되는 사건은 6.25 참전 용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고위 관리나 장성들이 연루되었다는 기사는 외국에 있는 참전용사들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한다. 더욱이 이국땅에서 한국 민주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운 그들의 목전에서 자국의 안보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고위 장성들의 행위는 국가와 민족을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이 무모한 이적행위를 어떻게 볼까라고 생각하면 6.25 참전 유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비리가 근절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자에게 바라는 것은 과거 6.25전쟁 때와 같이 정보 수집이 늦어 적의 기습을 당하는 전쟁이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남북의 갈등이 해소되고 평화적 통일이 하루속히 이룩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결단코 6.25 전쟁은 ‘잊혀져가는 전쟁’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전쟁’이며 승리한 전쟁이라는 것이 우리 후손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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