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9 .11 테러 사건이 났을 때 일이다. 당시 월드트레이드센터 두 건물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무너져 내리던 모습을 텔레비젼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때 이웃에 사시는 이 선생 부부는 뉴욕에 사는 임신한 딸이 바로 그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데 전화를 걸어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소식 못 들었냐며 걱정을 하신다. 그렇다고 자동차로 5시간이나 걸리는 뉴욕에 달려 갈 수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계셨다. 그런데 몇 시간 후에 연락이 됐는데 딸이 무사하다며 하느님이 태어날 아기를 통해 은혜를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연인즉 그날 아침 딸은 아기가 태어나려면 두 달 반은 있어야 했었고 평상시 그 시간이면 쌍동이 빌딩 중 한 빌딩 60층에 있는 증권사무소에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은 아침부터 이상하게 배가 아파오기 시작 하더니 경련이 나고 배가 뒤틀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사무실에 전화해서 회사에서 10블락 떨어진 의사 사무실에 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사무실을 못 갈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놀란 남편도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다행히 산모와 아기가 무사 했지만 의사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시내의 모든 전화는 모두 불통이었고 차로는 10분 거리지만 임신한 아내를 끌고 10 블락을 걸을 자신이 없고 택시를 잡을 수도 없어 그들은 한 커피숍에 앉아 기다리다 테러가 일어난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녀는 아기가 자기를 살렸다면서 앞으로 아기가 태어나면 귀하게 여기고 잘 기르겠다고 했다 한다.
이렇게 죽음은 수시로 우리 눈앞에서 우리를 위협하며 지나간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은 우리가 부자이든 가난하든, 행복하던 불행하든 또 어느 나라에 살든 간에 탄생하는 그 시간부터 달리는 생명 기차에 올라 몇 호 차를 타던지 종점이 가까워오면 모두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예고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죽음을 외면 한 채 마치 자기만 몇 백년이라도 살고, 남들은 다 떠나도 나는 절대 아니라는 착각 속에 행동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누군가 얘기했듯이 우리는 남의 장례식에는 늦어도 자기 장례식에는 절대 늦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만일 내일 이 세상을 떠난다면 이라는 가정을 설정하고 그러면 당신은 무엇을 당신의 관에 넣어 가시고 싶으신지?"몇 년 전 뉴욕의 한 미국 방송국에서 시민들의 전화를 받으며 대담을 이어 갔는데 그 중 단연 1위는 핸드폰 이었다. 많은 여자들이 아무리 사후라도 너무 심심할 것 같아 누군가와 대화를 하려 전화를 가져간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남자들도 핸드폰이 첫번째. 그리고 게임기가 두 번째 였다.
인생은 어쩌면 사는 것이 아니고 밀려서 살아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어떤 부귀영화라도 그저 잠시 누리고 떠남을 이 우매한 인간은 왜 미리 알지 못할까. 그렇다고 오늘 우리에게 신이 천년을 더 빌려준다고 해도 인간은 어리석어서 떠날 때는 역시 후회할 것만 같다.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추억 한 아름 안고 떠나는 인생. 그저 살아 있는 동안 좋은 것, 소중한 것, 사랑하는 것들 느끼고 만지면서 건강하게 살면 행복하겠고,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얻고 가야할지 결정하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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