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을 보니 절도범을 재판하는 법정에서 가슴을 울리는 장면이 소개되었다. 기사는 여판사와 죄수로 만난 동창생의 스토리로 재판장 석에 앉아 있던 여판사가 구형을 마친 후 피고석에 있던 피고를 향해 오래 전 XX고교에 다녔는가를 물으며 동창생임을 확인한다. 그제서야 판사가 동창임을 알아 본 절도죄 용의자 피고는 울음을 터뜨린다.
가벼운 절도죄지만 법대로 판결을 하고난 후, 여판사는 그가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활달했던 그야말로 장래가 돋보일 수 있었던 학생, 동급생이었다고 회고한 후 “좋은 사람이니 바른길을 가길 바란다”고 했다.
맹자는 성선설을,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고 우리들도 이 두 설에 제각기들 동조하기도 반대하기도 하나 나는 그 설들이 절대적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정과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환경과 교육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이 ‘동창생 여판사와 절도범’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본다.
한국에서 1948년 무성영화 시대 때 제작된 ‘검사와 여선생’이라는 영화를 70-80대 사람들은 기억할 걸로 생각된다. 이 영화 ‘검사와 여선생’의 주인공 윤장손의 성공도 힘들 때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조실부모하고 병든 할머니와 함께 살던 주인공 윤장손은 할머니마저 `잃고 천애고아가 된다. 결식아동으로 점심시간만 되면 교실 창밖에서 친구들의 점심 식사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어느 날 체육시간에 졸도를 했는데 진단은 영양실조. 이때 처녀 여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고부터는 온갖 정성을 윤장손에게 쏟는다. 자신의 도시락을 건네주고 많은 격려를 해준다.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을 위해 고향으로 귀향할 때 자신의 저금통장을 제자에게 건네며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당부한다. 선생님은 결혼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탈옥범을 집에 숨겨 주었다 경찰에 발각된다. 소문은 와전되어 출장 갔다 돌아온 남편은 아내가 죄수와 바람났다는 헛소문을 믿고 칼을 들고 문지방을 넘다 넘어져 자상을 입고 결국 사망한다. 여선생은 남편을 치정관계로 죽인 살인마의 누명을 쓰고 재판정에 서게 된다. 물론 탈옥범은 절대 그런 일이 없으며 선생님을 천사라고 증언한다. 재판장이 검사의 구형을 청한다. 이때 피고의 얼굴을 본 검사, 이게 왠일인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기억은 20여년전으로 재빠르게 되돌아간다. 이 모든 사실들을 기억하며 재판정에서 선생님의 성품을 소상히 밝힌다.
아무리 영민하고 활달해도 주위의 너무도 열악한 환경과 충고를 해줄만한 사람들이 없을 때 감수성 짙은 어린나이의 사람들은 까닥 잘못하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쉽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학생들에겐,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들을 잘 선도해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들을 선도하기 전 우리들의 자세를 다시 짚어보고 개선하여, 그 청소년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무한경쟁사회라 한답시고 일류, 1등 만능주의,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 지나친 황금만능사상 이러한 것들은 개인은 물론,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제일 먼저 퇴출되어야 할 항목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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