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그리스 사태에 대해서 언론에 꽤나 많은 기사들이 실리기도 하고, 경제, 정치, 사회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의 현 사태를 보는 글들이 오피니언 란을 메우고 있다. 그런데 내가 내 나름대로 색안경을 쓰고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글 내용을 분석하면 보수적인 분들은 정부의 지나친 복지, 일은 하지도 않고 정부 돈에 의지만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하는 것 같고, 진보적인 사람들은 정부의 부패, 부의 편재 및 재벌들의 해외자금 도피가 오늘의 사태가 됐다고 하는 것 같아 이러한 분석에도 보수와 진보가 있는가 하는 생각에 쓴웃음까지 지어진다.
하지만 나는 그리스의 오늘의 사태에 놀라지 않는다. 나는 나 나름대로 이미 예견했던 다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8년 전에 그리스 여행에서 그리스가 유럽 연합의 일원이 된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과 나쁜 결과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좀더 이야기 해본다. 내가 탄 크루즈배가 카타코론 이란 항구에 닿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약 1시간 운전거리의 올림피아 유적지로 갔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시간 관광을 하고 다시 항구로 가려고 모였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안보였다. 가이드가 한참 전화를 하고 어쩌고 하고서 드디어 그 버스가 나타났다. 육체가 큰 여자 가이드가 불호령을 내리고, 남자 운전자는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보였다.
마침 내가 가이드 뒷좌석에 앉아 있는지라 그녀에게 좀 엉뚱한 질문을 하였다. 그리스는 시집 올 때에 지참금을 갖고 오는가 하고 말이다. 그랬더니 그리스에서는 ‘여자가 집과 살림을 준비하고, 신랑을 데리고 온다’ 라고 한다. 그러면서 90% 이상의 비지니스의 사장이 여자란다. 한수 더 떠서 남자란 그저 까불지 말고 여자 하는 일을 도우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 대화 속에서 내가 안 것은 그 90% 기업이란 구멍가게, 올리브 농장 같은 가내 생산기업이 거의 전부였고, 산업이란 도대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나는 한국의 구멍가게, 5일장이나 서는 시골 마을에 이마트, 미국 시골마을에 월마트가 들어서는 경우를 생각하면서 독일과 같은 경제력이 강한 나라와 경쟁 그 자체가 있을 수 있겠는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미 독일 같은 경제력의 나라에 경제식민지가 되리라 예견했다. 그런데 유럽연합 회원 나라 중 그리스보다 작은 경제규모이지만 그리스처럼 파산을 당하지 않고 굴러가는 나라가 있다. 예를 들자면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다. 그리고 그들은 유로화 대신 자기나라 화폐를 쓰고 있다. 그러면서 수출이 부진하면 자기 나라 화폐를 절하 하면서 경쟁력을 키운다.
여기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견강부회’ 로 보일지 모르지만 “통일은 선(善)이다” 에 모두가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스는 유로화 존에서 탈퇴해야 한다. 그들만의 통화가 살길이라고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최근 쏟아지는 여러 글들과는 좀 다른 나의 생각이다.
‘예수의 최후의 유혹’(영화로도 나왔음) 이란 글을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이 생각난다. “신에게 가는 길 춤을 추며 가라” 그러면서 명배우 안소니 퀸이 주연했던 ‘그리스인 조르바’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나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류 문명의 배꼽 그리스여, 가난해 지더라도 그 가난을 즐기면서 당신들의 프라이드로 살려무나.
한 가지 독자들께 사과의 말씀드린다. 지난번 ‘신경숙 그리고 모방과 도용’ 글 중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임마누엘 칸트의 말이 아니고 르네 데카르트 였다. 저의 불찰이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잘못됐다고 이메일, 전화를 여러 곳에서 받아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렇게 많은 분이 관심갖고 읽어주신 것 감격이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