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동포사회의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지 벌써 이십년이 넘어간다. 단순하지만, 결코 소박하지 않은 그 목표가 그동안의 나를 단단히 잡아주는 버팀목이었고, 그 뜻 깊은 결과로서 이번 17기 평통위원의 지명과 교육홍보 분과위원의 책임을 맡기에 이르렀다.
언제나 우리 동포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을 걱정하는 나에게 마음깊이 담아둔 절실한 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통일교육. 어른세대인 우리에게 조차 익숙지 않은 바로 그 단어인 것이다.
통일전문가들이 필수로 꼽는 교육의 대표적인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일논의의 필수 전제는 한시성(限時性)을 넘는 지속과 방향의 위에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칫 통일이 우리의 세대 안에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리라는 무의식의 착각에 빠지기 쉽다.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의 해결을 위해 조국통일은 무조건적인 필수요소이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다. 장기적 관점의 긍정적인 시선으로 방향의 흐트러짐 없는 통일을 준비해야 할 터, 현세대와 차세대가 동일한 통일의 의미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세대교체에 대비하고, 한반도에 진정으로 이로운 방식의 기조를 유지하고 이어나가야 함은 물론이요, 통일을 미래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여기고 준비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사회적 측면에서의 당위성과 동질성의 회복이다. 해방 후 일어난 남북 분단은 곧 해결될 과도기적 임시 현상으로 생각되었으나 분단 70년의 꼬박 한 세대가 지난 이 시점마저 당장의 믿음이 일지 않는다. 통일의 이유는 열손가락을 열 번 돌아 꼽고도 모자랄 만큼 수없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극단의 이념대립을 모르고 자란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굶주림과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지금의 20-30대는, 그들 부모 세대가 일으켜 세운 경제 발전과 민주화의 산물을 그저 당연하게만 여기며 누리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이 무색하게도, 요즈음 일부 젊은 세대의 의식의 변화는 급기야, 통일을 반대하거나 늦추자는 의견 개진의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독일의 흡수통일을 지켜보며 성장했던 그들이, 앞으로 통일로 인해 벌어질 대한민국의 심각한 자본탈출과 기형성장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민족이 갈라져 70년을 살아온 역사를 우리는 얼마만큼 상기하고, 느끼고 있는가? 조국 통일의 당위성과 절실한 염원의 불꽃이 사그러져감을 인지하고 있기는 한 건가?
우리는 남북 모두 같은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으로 쌀밥에 김치, 된장을 먹고 한글을 사용하며, 같은 역사를 배우며 살고 있다.
분단 70년, 일상의 사소한 말과 표현이 달라지고 경제발전과 영양상태의 격차로 체격과 수명의 차이마저 현격히 벌어지고 있음은 남북 동질성의 부정적 요소로써, 서둘러 막아내야 할 현상이며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시급성을 알리는 경종이라고 할 것이다.
다섯 살 때 집 밖에서 잃어버린 동생이 고아원에서 자라다 흰머리가 희끗한 나이가 되어 비로소 가족을 찾고, 형제임을 확인하였다면, 그 생김새와 행동이 나의 예상과 전혀 다르다하여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모르는 척 덮어버릴 형이 있겠는가?
민족은 큰 가족이다. 통일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분단국의 구성원으로서 장차 통일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인공으로의 역량을 갖추어주는 튼튼한 기초공사이며, 분단유지비용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극복하고, 통일이 가져다 줄 평화와 실익을 주지해, 통일 의지의 확립을 바로 세움일 것이다.
지금 당장 내 한 몸 지내는 것에 불편이 없고, 문제가 없다하여도, 한 개인이 존재하기 전에 나라가 있고, 그를 지켜주는 나라 없이는 국민도 없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많은 일 중,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불변하는 한 가지 흔들림 없는 방법. 바로 통일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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