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두 장의 사진과 기사는 계속 나의 머리와 가슴에 맴돌고 있다. 한 지인은 이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견디기 어려운 고통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3살 난 시리아 어린이 아일란의 익사체가 파도에 밀려와 터키의 휴양지 해변에 마치 자는 것처럼 머리를 모래에 묻고 엎드려져 있는 모습. 시리아 북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쿠르드족과 IS라는 모슬렘 극렬분자들과의 전쟁을 못 견뎌 조그만 배를 타고 유럽으로 오던 아이의 아버지는 배가 전복되어 온가족 두 아들과 아내를 바다에 뺏겼다. 세상에서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일란과 형(5살)은 없다며, 이제는 살 이유가 없다고 아들들의 무덤 곁에서 코란을 읽다가 죽겠다고 울부짖는다.
과연 누구의 탓인가? 이 아이는 무슨 죄가 있기에 그렇게 죽었어야 하나? 아일란과 같은 꽃봉우리가 그 꽃을 피우기도 전에 참혹하게 죽어야 하는 그 근본원인이 무엇 때문일까? 인간들의 타고난 죄성,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 종교의 근본정신은 상실한채 껍데기만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극렬단체들, 그리고 또한 고통 받는 자들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 등이 이러한 비극의 원인이란 생각이 든다. 아일란의 사진과 기사는 늦게나마 전 세계, 특히 난민을 1,000명까지만 받겠다고 하던 영국, 국경을 단단히 걸어 잠근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의 양심을 뒤흔들어 그 난민 정책이 바뀌고 있다 한다. 다만 독일만은 유일하게 과거에도 난민들에 가장 관대했고, 이번에도 자진해서 16만명을 수용하겠다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표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한 기사는 독일과 영국은 그 국세와 위상이 유럽의 대표국가들로써 비슷한데, 유독 난민정책이 그렇게 틀린 이유가 무엇인가 묻고 있다. 그 관대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는 배반자라는 소리를 듣는 독일 총리는 원래 과학자로써 2005년부터 총리로 있는데,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철저한 기독교인으로 자랐다. 혹시 독일의 관대함에는 이러한 믿음의 훈련을 받은 총리가 영향을 미친 탓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보다는 과거에 있었던 나치들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지울 수 없는 역사의 큰 오점 때문에 지금도 사죄하는 심령으로 관대한 난민정책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조그만 손으로 눈을 가려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과는 극렬한 대조를 이룬다.
이 유럽의 난민 문제를 생각하며, 또한 더욱 절실하게 되살아 나는것은 탈북자들의 참상이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오직 생존을 위해 중국으로 탈북하는 인민들에게 무자비하게 총격을 가하는 김정은 왕국, 총에 맞기도 하고, 불어난 강물에 익사하여 둥둥 떠내려오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당연히 갖게되는 질문은 어찌하여 이 악랄한 비극을 알고도 세계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한 것이다. 바다에서 떠밀려 온 해변의 한 어린아이의 시체가 유럽의 난민정책에 영향을 끼쳤다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다른 나라로 가다가 죽음을 당한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는 당연히 비슷한 반응을 불러와야 되지 않을까? 각 국가는 오직 자기나라의 이익에만 관심을 보이는 현실을 무시한,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안타까운 심정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이북에서 이 비극의 고리가 끊어질지 안타깝고 쓰린 마음에 오늘도 무거운 가슴을 안고 다만 기도로 부르짖을 뿐이다. 주여,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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