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최근 몇 달 동안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었다. 순전히 개인적인 여행도 있었지만 모임이나 회사의 일로 출장을 하면서 주변 여행도 함께 하게 되었다. 단체관광여행이 아니고 독자적으로 다녔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가 있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골라 다닐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유명한 곳을 가 보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공통점이 힘들다는 거다. 유명하고 좋은 곳일수록 차를 타고 내리는 곳과 관광지가 멀기도 하고 사람이 많다 보니 기다림도 많아 힘이 많이 든다. 또 다른 공통점은 여행자들이 대체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나 더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거나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많지만 부부 중 한 쪽이 불편해서 잘 걷지 못해서 부축을 받거나 때로는 휠체어에 앉아 다른 한 쪽, 또는 가족이 밀고 다니며 여행하는 모습도 종종 보았다.
단체 관광객 중에 몸이 불편해서 자꾸 뒤로 처지기도 하는데 많은 이들이 그냥 기다려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런 몸으로 왜 여행을 다녀?’ 라는 듯 인상을 쓰며 안내자에게 불평을 하는 모습도 보았다.
한 참 전에 고급 스포츠카 세일즈맨한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미국에서 좋은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 하면 젊은 사람들이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을 연상하는 것에 비하면 의외다. ”젊어서는 돈과 여유가 없어 못 타다 열심히 일해서 스포츠카를 탈 때쯤이면 나이가 들어 젊어서 못해 본 것 하느라 그렇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를 했다. 여행도 비슷한 것 같다. 젊어서는 열심히 일하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자녀들 다 키우고 나이 들어 여유가 생겨, 또는 자녀들의 도움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니 나이가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젊어서부터 여유가 여행을 다닐 수 있으면 최상이겠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하고 미루는 게 일반적이 사람들이지만 어떤 사람은 그것과 관계없이 여행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다른 것은 줄여 여행을 다니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을 보면 용기와 결단력이 있는 것 같아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제도 모르면서’라는 시기어린 질투를 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올해 내가 결심한 것은 ‘젊었을 때 열심히 여행하자’다.
나이 들어 거동이 불편 할 때 있는 여행 다니면서 힘들어 하거나 단체 여행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끼치기 보다는 내 스스로 거동을 잘 할 때 가능한 여행을 많이 다니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하루는 내 자신에게 물었다. ‘그럼 더 나이 들면 뭐 할 건데?’ 내 자신에게 한 대답은 ‘좋은 친구 같은 사람과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단체 여행이나 많이 걸어야 하는 힘든 여행 말고, 가장 가까운 사람과 서로의 느낌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행 말이다. 그리고 글을 쓰고자 한다. 누구에게 읽히기를 바라지 않아도 내 스스로 좋은 글을 쓰며 나를 회상하고 정리하려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어떤 의사의 조언에 의하면 “악기를 연주하는 것과 글 쓰는 게 치매 예방에 최고”라고 하였는데 둘 다 소질이 없는 나로서는 그래도 조금 나은 쪽인 글 쓰는 것을 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편하게 연주 할 수 있는 악기가 없을까 하여 지난 여행에 타악기 타르부카(Tarbuka)를 장만하였다. 우리 한국 사람들 젓가락 장단에는 일가견이 있으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도해 보고자 구입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과 육체 건강을 위해서라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나 독서도 그 중 하나일 수가 있는데 여러 가지를 나열해서 이도저도 아닌 것이 아니라 정말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 그런 취미를 찾아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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