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나의 젊은 시절에 사업차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부다페스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음악, 예술, 영화 그런 단어들이다. 그중에서도 크게 감동을 준 매혹적인 여배우 에리카 마로즈쌍이 열연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우울한 일요일)’가 기억난다.
세체니 다리 근처 다뉴브 강 연안에 ‘자보‘라고 하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다. 일로나라고 하는 여주인인 절세의 미녀를 사이에 둔 동업자이자 연인인 라즐로와 예술적인 멋을 가진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관광객으로 자보에 들렸다가 일로나의 아름다움에 반한 독일 청년 한스가 일로나를 차지하려고 그녀에게 열렬한 구애를 퍼붓는다.
어느 날 저녁 일로나의 생일 축하 파티가 열렸다. 손님들과 친구들이 일로나에게 선물을 준다. 마지막으로 안드라스의 차례가 되었다. 안드라스는 자신이 가난해서 선물이라고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곡 밖에 없다고 말한다.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은 슬프고도 애절한 아름다운 곡이 흐른다. 순간, 실내에 앉아 있던 모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서 연민이 가득 담긴 눈으로 안드라스를 쳐다본다. 라즐로와 일로나는 안드라스에게 매일 저녁 이 곡을 연주해달라고 부탁한다.
일로나는 매일 안드라스가 연주하는 곡을 들으며 안드라스와 깊은 사랑에 빠진다. 안드라스는 비엔나의 한 회사와 레코딩 계약을 체결한다. 그의 피아노곡은 방송국의 전파를 타고 전 유럽과 미국으로, 온 세상에 퍼져갔다. 이 곡이 슬프고도 인생의 쓴맛, 단맛이 다 녹아있다는 ‘글루미 선데이’이다.
이곡은 너무도 애절한 나머지 헝가리에서만 157명이 이 곡을 듣고 자살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한스가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의 헝가리 책임자인 대령이 되어 자보를 방문한다. 한스는 그를 죽음에서 구해준 은인인 라즐로가 유태인임을 이미 알고 그를 국외로 탈출시켜 주겠노라고 약속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라즐로와 안드라스 때문에 일로나와의 사랑을 맺지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로 복수의 칼을 간다.
한스가 그의 동료와 함께 자보에 들렸다. 안드라스에게 글루미 썬데이의 연주를 요청했다. 안드라스는 연주를 하지 않은 채 그들을 노려본다. 한스가 고함을 지르며 최후의 통첩을 한다. 이를 보다 못한 일로나가 안드라스의 귀에 대고, “ 안드라스, 연주해 주세요. 제발. 내가 노래를 부르겠어요.” 라고 말하며 노래한다.
“우울한 일요일, 어두운 그림자 외로움에 흐느끼고, 눈을 감고 당신은 먼저 떠나가네. 하지만 당신은 잠들고 나는 기다리네. 당신 모습이 보이고 당신에게 기도를 보내요. 천사들에게 내 자릴 남겨 달라고 전해 줘요...” 피아노 연주를 마친 안드라스는 한스의 총을 빼앗아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고 자살한다.
한스는 유태인 천 명에게 국외여행 증명서를 1인당 1천불을 받고 판다. 한스는 자기를 구해준 친구 라즐로를 수용소에 보내고 일로나에게 그를 빼내겠다는 거짓말을 하며 그대가로 일로나를 능욕하고 부다페스트를 떠난다.
독일 제국주의자들은 희대의 악마 한스 대령을 천 명의 유태인을 인도적으로 외국으로 탈출시켜준 박애주의자로 미화했지만, 독일 국민들은 한스가 악마이자 사기꾼이었다는 외곡된 사실을 알고 이 영화를 통해서 참회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이제 평화헌법 마저도 없애고 제국주의 부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나는 아베총리에게 이 감동적인 독일이 만든 명화를 감상하고 진심으로 참회하길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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