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1월13일 한인 최초의 이민 선조들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노동취업차 호놀루루항에 닻을 내림으로써 이민역사는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2003년 1월 13일 하와이에서는 김창원 박사 주도로 성대한 이민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고 5월9일에 우리 워싱턴 에서는 동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열린 바 있다.
첫 이민의 기착지는 하와이인데 왜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워싱턴에서 열렸을까? 그것은 단순히 "여기 워싱턴이 미국의 수도이니까"라는 말로 가볍게 넘길 질문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수도 워싱턴의 동포들은 다른 지역의 동포에 비해 남다른 역사 및 책임의식이 있어야 된다"는 절절한 호소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당시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하와이 지역을 대표한 김창원 박사의 도움을 받고 워싱턴의 박윤수 박사가 대회장을 맡아 성공적인 행사를 치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박윤수 박사는 동포사회의 지속적인 발전 조직으로 미주한인재단을 결성하고 첫 사업으로 1910년 국권의 강탈과 함께 일제에 빼앗겼던 대한 제국 공사관 건물 환수운동을 전개하여 6만6,458달러를 모았으나 건물 소유주의 값 올리기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워싱턴 동포들의 이 공관 회수 운동은 대사관과 언론을 통해 본국 정부의 주목을 받아 정부차원의 치밀한 구매환수 노력을 벌인 끝에 문화재청 문화유산 국민신탁이 2012년 350만달러에 매수에 성공하면서 112년 만에 드디어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성공의 역사를 쓰게 되었다. 당시 미주 한인재단 워싱턴 회장이던 나는 박윤수, 정세권 전임 회장, 그리고 이사들과 협의를 거쳐 이자를 포함한 예치금 8만 달러를 공사관 내장공사에 써 달라고 문화재청에 성금 기탁자 명단과 함께 전달했다.
그러나 이 때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국정기조에 언급된 ‘문화 융성’의 뜻을 잘못 이해한 때문인지 일부 문화재청 관계자가 엉뚱하게도 재개관의 개발 방향으로 민속 박물관을 언급하여 교육 지도자들의 심한 우려를 낳게 되었다. 이에 워싱턴 한국학교협의회에서는 발 빠르게 미주한인재단-워싱턴을 통해 대사관과 문화재청에 간곡한 역사 교육적 활용 방안을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자라나는 동포후세, 현지 미국시민, 정치 지도자와 세계 외교 지도자들에게 귀중하고 생생한 반성의 외교역사 교육 자료가 되도록 개발 해 달라"는 요지의 청원이었다. 워싱턴 동포의 위상에 걸 맞는 당당한 주장이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는 드디어 지난 달 19일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단 안휘준 이사장은 워싱턴에 들려 공사관 회수 운동의 계기를 마련해 준 이곳 동포들의 노력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고 동행한 오수동 사무총창은 ‘생생한 역사 교육현장’으로 꾸며 2017년 봄 재개관 하겠다"라고 발표했으니 우리 워싱턴 동포들의 진솔한 이민 역사 교육 운동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이틀 뒤인 21일에는 워싱턴 지역에 한국 태생인 1.5세 이정은 변호사가 회원 1,000명을 헤아리는 막강한 워싱턴 이민변호사협회에 가입한지 13년 만에 거대 중국계 인도계 유태계와의 치열한 경합을 이기고 드디어 회장에 선출되었다는 반가운 기사가 보도 되었다. 이는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인 이민 112년 만에 우리의 이민권익 보호를 바로 우리 후손에게 맡길 만큼 성장했다는 역사적 상징성과 교육과 리더십 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쾌거라고 할 것이다. 시월상달이라 했던가? 워싱턴 한인 이민사에 매우 뜻있는 경사라 아니 할 수 없다..
<이은애 전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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