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눈 오는 지도’ , 71주년 추모음악회
“그의 시가 좋고, 그의 사람됨이 훌륭하고, 그의 삶의 지향이 우리 모두의 삶에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눈 오는 지도’ 의 기타리스트 한은준 씨에게 왜 하필 윤동주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윤동주 서거일인 2월16일마다 조선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며 짧은 인생을 감옥에서 마감한 시인의 넋을 기려온 장본인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인기를 위해서도 아니고 벌이가 되기 때문도 아니다. 맑고 순수한 시인의 마음에 비추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자 ‘그저 하고 있는’ 일이다.
지난 20일 티넥의 참빛교회에서 열렸던 윤동주 시인 서거 71주년 기념 추모 음악회에서 한은준씨는 기타를 쳤고, 송태승 씨는 콘트라베이스, 차승현 씨는 드럼, 김성희 씨는 키보드, 그리고 이 멤버의 유일한 독신인 박수진 씨는 보컬을 맡았다. 조촐하고 진솔한 음악회였다. 출연진 모두 바쁜 직장인들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기도 하지만, 요란하고 화려한 소리가 아니라 참한 음률을 귀하게 여기며 시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사람들이다.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이는 것은 주로 한 씨의 몫이고, 박수진 씨의 작곡 솜씨도 빛을 발하는 자리였다. 여기에 초대 손님으로 나온 조은영 씨도 자작곡을 불러 호평을 받았다.
한은준 씨는 뉴저지 칼드웰(Caldwell) 대학에서 클래식 기타를 공부했다. 2005년 ‘눈 오는 지도’를 결성해 뉴저지와 뉴욕은 물론 2009년에는 캘리포니아, 2010년에는 윤동주의 모교인 연세대학과 시인이 유학했던 일본 릿쿄 대학에서도 추모 공연을 가졌다.
그동안 함께 했던 회원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윤동주 프로젝트 챕터 1> CD를 만들기도 했다. 챕터 2, 그리고 챕터 3을 계속 만들어 시인의 마음을 눈처럼 송이송이 세상에 퍼뜨리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눈오는 지도’는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로 시작하는 윤동주 시의 제목이다.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시대, 슬픔은 죄악인 이 시대에 그들 윤동주 마니아들은 부끄러운 일들을 부끄러워하고 슬픈 일들을 슬퍼하자고 세상을 향해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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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국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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