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부쩍 어깨 결림이 잦아지고 피부도 푸석해져서 어깨 및 피부마시지 샵을 찾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간 곳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마사지를 한번만 받아보기로 했다.
자그마한 샵. 두 명의 직원이 보였다. 한명은 요즘 많이 한다는 속눈썹 연장을 하고, 다른 한명은 피부마사지를 전담하고 있었다.
한시간 반 정도 얼굴과 목, 어깨까지 마시지를 받았다. 크지 않은 체구에 어려보이는 얼굴, 작은 손으로 하는 마사지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프면서도 시원했다. 한번만 받아보려고 갔던 그날 10회 분을 끊었다.
그 후로 물론 매주 가지는 못했다. 잦은 야근과 출장 때문에 매번 약속시간을 지킬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가면서 한 두 마디씩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어쩜 그렇게 손힘이 세요? 한두명 마사지하고 나면 손가락이 너무 아플 것 같아요.”
“처음에 일 시작했을 때는 밤마다 손이 붓고 많이 아팠었어요. 근데 지금은 괜찮아요.”
“마사지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되었는데요?”
“벌써 6년이네요…손에도 근육이 붙어서인지 이제는 아프지 않아요.”
6년, 그녀가 6년간 마사지한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하루 종일 여러 명의 얼굴과 몸을 마사지하고 난 그녀의 손과 팔은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손에 인이 박혔으면, 이제는 그렇게 힘을 쓰고도 괜찮은 걸까.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중반을 막 넘겼을 그녀. 이제는 친구와 둘이 작은 가게를 얻어서 자기 사업을 당당하게 하고 있다. 그 가게보다 규모도 더 크고, 시설도 더 화려한 마사지 샵도 많다. 하지만 난 그녀가 해주는 마사지가 좋고, 그녀의 작은 샵도 좋다. 수년간의 노력의 결실이 절절히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와 그 친구를 응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갈수록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대학 졸업생의 3%만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취업이 어렵고, 인문계 졸업생들은 이공대 학생들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이야기들.
꼭 회사에 취직을 해야만 하는 걸까. 아닐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이 아니더라도 한 분야에서 수년간 손가락에 근육이 생길 정도로 열심히 한다면,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마사지를 하는 일이든, 커피를 만드는 일이든, 가죽 가방을 만들든, 가구를 디자인하든… 무엇이든 간에 꾸준히 내 자리를 만들 때까지 최선을 다해 볼 일이다.
아프다고 중간에 포기하는 순간, 그 어떤 회사, 그 어떤 분야에서도 자신이 설 자리를 만들 수는 없다. 쉬운 길은 없다. 직장인이든, 자영업이든, 프리랜서든. 최고가 되고자하는 욕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그 욕심을 채워간다면 어느새 그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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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소셜네트웍 광고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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