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저런 모습보고 국민들이 좋아할까?”
한국의 총선 유세현장을 TV 뉴스로 보면서 한인사회에서는 “아직도 저런 수준인가” 하는 반응이 없지 않다. 막걸리 얻어 마시고 고무신 얻어신고 표 찍는 시대도 아니고, 개그맨 뽑는 대회도 아닌데 (점잖은 분들이)왜 저러느냐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 따로 없던 공천과정이 끝나고 유세전이 시작되자 각 당 대표들,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겠다고 튀기 경쟁에 나섰다. 짧은 유세 기간 안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우선 눈길을 끌어야하고 눈길을 끌려면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단순 논리이다. 평소 같으면 보통 사람들이 말 한번 섞기 어려운 높으신 분들이 유권자들에게 다가 가겠다며 망가지기 경쟁을 불사하고 있다.
가장 흔하기는 어설픈 춤추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요즘 춤추기에 여념이 없다. 청년 당원들 옆에서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따라하느라 체면은 뒷전이다. 60대 중반의 ‘몸치’인 김무성 대표의 춤도 보기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76세 김종인 대표의 춤은 보는 사람에 따라 반응이 극과 극이다. ‘노익장’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이있는 가하면 ‘저 나이에 저건 아니다’라는 반응도 있다.
김종인 대표는 머리에 가발까지 쓰고 춤추기에 나섰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플래시몹에 파란 가발을 쓰고 나와 말그대로 ‘망가진’ 것이다. 그래서 젊은층과 눈높이를 맞추는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있다.
유세 현장에서 느닷없이 ‘어부바’가 연출되기도 한다. 김무성 대표가후보를 업어주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김 후보는 지원 유세에 나가 후보들을 업어주곤 하는데 나이든 남자 어른들이 백주에 서로 업어주고 업히는 장면도 자연스럽다 할 수는 없다.
평소 같으면 돈을 준다 해도 안할 행동들을 이들이 서슴지 않는 것은 ‘권력’이 걸려있기 때문. 민주주의 제도에서 권력은 표심에서 나오니 정치인들이 4년에 한번 유권자들의 눈치를 본다. 물건 한번 사본 일 없는 재래시장을 찾고 노점상들에게 허리 굽혀 악수를 청하고 길가는 아이들을 껴안는다. 아부의 계절이다.
아부에 읍소를 곁들이기도 한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선거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실 것 같다”며 대구 민심을 자극했다. 박 대통령이 “지금 멕시코에 있지만 마음은 여기 와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 야당후보나 무소속 후보가 되면 대통령이 어찌 되겠나, 큰일 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야당 측이 가만있을 리가 없다. 국민은 먹고 살 걱정에 잠 못 이루는데 대통령은 대구 선거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느냐는 비아냥이 즉각 따라 붙었다.
선거철에 갑자기 나타나는 모든 부자연스런 행동들은 아부라고 보면 된다. 아부가 많을수록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유권자들이 아부라는 거품을 걷어내고 인물과 정책을 보고 투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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