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서든지 누가 내 손을 유심히 보는 눈치면 슬그머니 손을 내려놓거나 뒤로 감춘다. 왼손 중지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렸을 때의 어떤 사고로 조금 잘렸다 하고, 오른쪽 검지는 어른이 된 후에 정신팔고 있다가 돌아가는 기계에 집어넣어 끝이 조금 잘렸다.
검지 끄트머리에는 엄청나게 중요한 신경이 밀집되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 후 바늘을 잡는 일이라든지 기타 치는 것 같은 검지손가락 끝의 역할이 필요한 일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후 손은 될 수만 있으면 감춘다. 언젠가 무심히 두 팔을 내리고 찍은 사진에 못 생긴 손이 선명하게 드러나 이제는 사진 찍을 때도 두 손은 뒤로 보낸다.
어느 모임에서나 인사를 나눌 때 악수를 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나는 악수를 할 때 그 내밀어진 손에서 그 사람의 성품을 파악한다. 어떤 사람은 본인이 먼저 악수를 청하고는 이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손을 놓아 버린다. 아주 기분이 나쁘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 걸작품이 손이다. 이왕 내민 손은 정성껏 힘차게 잡아주어야 한다. 그 힘은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우리는 이 소중한 손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 수저를 움켜잡고 내 입에 밥을 퍼 넣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손을 펴서 내게 손을 내미는 사람을 잡아주고 외로운 사람을 끌어 안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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