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도서관에는 목요일 오전마다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스토리타임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좋은 기회가 생겨 도서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한국어 스토리타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전 처음으로 스무 명 쯤 되는 아이들과 한국어로 책을 읽었다.
직장에 다니면서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에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둘째 아이 또래의 타인종 아이들과 그 엄마 아빠들 앞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다음부터는 무엇보다 두세살짜리 아이들의 초 단위의 짧은 집중력을 잘 공략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크게 욕심 부리지 말고 영어로 책을 읽으면서 간단한 단어 정도만 소개해 주고, 한국 동요를 같이 부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토리 타임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나오는데, 한 아이가 엄마한테 영어로 “엄마, 저 아줌마가 한국말로 스토리타임을 했어요”라고 아는 척을 했다. 그 엄마가 고맙다고 인사를 했지만 오히려 내가 너무 고마워서 아이를 안아주고 싶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국말을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한국어 학교에 보내고, 그림일기를 쓰게 하고, 한인 친구들과 놀게 해주고, 한인 성당에 나가도 아이의 한국어 실력은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물론 가장 기본은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책을 같이 읽으며 눈과 귀를 끊임없이 한국말에 노출시키는 일이다.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그래도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사는 사람들 귀에는 영 어설프게 들린다고 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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