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도착하면 수원에 계신 둘째 누님으로부터 차를 받아 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보육원과 보육원 밖에 있는 우리 아이들 가정을 방문 하는 일을 한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졸음으로 위험한 경우는 있었지만 직접 사고를 당한 적은 없었다.
어느 날 지방을 돌고 서울 톨게이트를 빠져 나올 때 시간은 이미 밤 12시가 넘어 있었다. 너무 졸려 올림픽대로 변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워 놓고 잠깐 잠을 잤다. 잠을 깨고 입이 텁텁해서 늘 가지고 다니던 리스테린으로 가글링을 하고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의도 쪽으로 빠지는 곳에 경찰들이 여러 명이길을 막고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불었더니 경찰이 “선생님 술을 많이 드셨습니다”라며 차를 한 쪽으로 빼라는 것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여보세요, 목사가 무슨 술을 마셔요? 나는 목사요”라고 했더니 경찰은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요즘 목사들이 술을 많이 마십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말문이 막혔다.
리스테린 병을 보여주니 생수를 건네며 입을 헹구고 다시 불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입을 헹구고 불 었더니 “죄송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라며 보내주는 것이었다. 일부 술집의 매상을 목사들이 올려주고 있다니 기가 막힐 일이었다. 과연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동생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아프고 무거웠다.
<이상조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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