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는 지인이 보내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품바 버드리라는 인형처럼 자그마한 여인이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모습을 보았다. 예쁜 입에서 나오는 거친 입담과 스피커 소리보다 더 큰 목청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고 그녀의 몸짓은 한 마리의 백로와도 같이 우아하기도 했으며 온 몸을 유연하게 흔들며 장구와 가위, 그리고 사북을 치는 모습은 가히 명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나는 영월 동강 축제에서 꾸러기 공연이 있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한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즉시 영월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3시간1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나를 반겨 준 귀여운 여인을 따라 비닐 천막으로 되어있는 난장에 들어서니 나무로 된 작은 무대 위에서 금색 공연 복을 입고 신명나게 장구를 치며 흥겹게 노래하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펄펄 날며 공연을 하는 그녀는 가히 예인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왜 각설이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는가 나는 왜 그녀가 궁금해서 그곳으로 찾아 갔는지 공연을 보면서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에 혼신을 다해 그 시간과 공간에서 스스로 즐기며 최선을 다하며 한 겨울이었는데도 땀으로 흠뻑 젖은 그녀에게서 위로와 기쁨을 얻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음지에서 10년 넘는 시간 동안 힘겨운 눈물로 자신과의 싸움으로 모든 상황을 이겨내며 성장해 온 그녀를 바라보며 사회적으로나 경제적, 정치적으로 힘든 이 순간 도전과 희망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는 “여러분이 주는 1만원, 2만원, 5만원의 팁과 3,000원짜리 엿을 사시는 분들이 공연을 보고 가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한다”고 말했다. 나 또한 지갑을 열면서 아깝지 않았던 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각설이 공연단이 그 동안 음지에서 누더기 옷을 입고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가 아니고 양지에서 서민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함께 어우러지는 서민문화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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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경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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