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진단] 자바시장 상가 부동산 현황
▶ 오랜 불경기로 키머니 사라져 렌트비 하락에도 빈 매장 증가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
LA플라자 마트
캘리포니아 마켓 센터
한인들에게 자바시장으로 잘 알려진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은 전국에서 뉴욕과 함께 가장 큰 규모의 복합 의류 제조·도소매·원단 시장이다. LA시 경제는 물론 전통적으로 한인사회의 주요 경제 젓줄로 한인 커뮤니티의 부 축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자바시장 상가 부동산 시장이 홍역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원인은 자바시장 상가 시장이 불경기로 상가 소매는 감소하지만 공급은 늘면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자바 시장은 많은 한인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가능케 한 부의 원천이었다. 지난해 매출 40억달러로 7년 연속 LA 카운티 최대 소수계 기업으로 자리잡은 ‘포에버21’이 자바시장에서 시작한 대표적인 한인 기업이다. 프리미엄 진 브랜드인 ‘AG 진’을 생산하고 있는 구스 매뉴팩처링도 또 다른 한인 의류기업의 성공 신화다.
■매장 수는 주는데 상가 공급은 늘며 시장 불균형 심화
그러나 이같은 성공 스토리의 뒷면에는 최근 몇 년간 매출 부진으로 폐업하거나 겨우 연명하고 있는 많은 한인 의류 기업들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인 의류·봉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불경기는 역대 최악 수준이라고 한다. 이같은 불경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대형 의류 소매체인들의 연이은 파산으로 주요 대형 의류 고객이 감소했고 ▲페소 가치 하락으로 인한 남미계 고객 감소 ▲당국의 마약자금 돈세탁으로 인한 현금 거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 등이 패션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며 전체 자바시장 매출 파이가 감소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의류 소매와 수요가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많은 의류 업소들이 내방 고객이 줄면서 인터넷 등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면서 매장이나 쇼룸을 줄이는 트렌드도 날로 확산되고 있다. LA 페이스 마트의 백준식 리싱 매니저는 “요즘에는 인터넷 위주로 의류 사업을 하는 테넌트들이 늘고 있어 이들이 요구하는 매장 규모도 예전보다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여러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옷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옷은 사주면 입지만 옷에 돈을 쓰기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에 더 관심이 있고 여기에 돈을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은 최근 청소년 소비가 의류나 자동차 보다는 하이텍 분야로 옮겨가고 있는 소비 트렌트가 날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LA 패션 마트
■키머니 사라지고 렌트 하락세에도 공식률 높아져
이같은 트렌드는 매장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자바시장의 대표적인 한인 의류 도매상가인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의 경우 예전에는 입주를 위한 대기명단까지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비어있는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의 경우 아직도 거의 100%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금은 입주를 원하는 업주는 예전보다 낮은 렌트나 매장 매입가를 내면 된다. 제이 김 리싱 매니저는 “키머니 부담이 2015년을 기준으로 사라졌고 가격도 소폭 하락해 입주를 원하는 업주에게는 좋은 기회”라며 “예전에는 70%의 입주자가 매장을 직접 구입했으나 요즘은 소유 비율이 50% 이하로 하락하면서 렌트를 하는 입주자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나 LA 페이스 마트, LA 패션 마트, 스팬포드 홀세일 마트 등은 아직은 공실률이 낮은 수준이지만 새로 개장하는 상가의 경우 세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완공된 피코 블러버드와 스탠포드 애비뉴 코너의 대형 상가인 스탠포드 플라자의 경우 아직도 입주율이 3분의 1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자바시장에서는 2~3개의 상가가 계획돼 있어 공급은 더 많아질 것이다.
■창고·공장 마켓은 호황 대조적
자바시장의 또 다른 현상은 창고와 공장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쇼룸과 소·도매 거래가 이뤄지는 상가 건물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판매의 증가로 요즘에는 아예 창고와 공장 건물에서 쇼룸과 소·도매를 모두 함께 하며 사업 경비를 줄이는 업소들도 증가하고 있다.
다운타운 지역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매직 프라퍼티스 브라이언트 정 대표는 “분기별로 발표되는 LA 다운타운을 포함하는 센트럴 지역의 공실률은 2~3%로 사실상 100%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반면 패션 디스트릭을 보면 비어있는 상가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의류 업종 유치 등 다변화가 살 길
의류 업계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자바시장이 앞으로도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소·도매와 제조 중심지로 자리를 잡으려면 균형 있는 부동산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실적으로 의류 업종 만으로는 상가들을 채울 수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비의류 업종을 유치해 자바시장의 근본적인 변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자바시장 일부 상가에는 화장품과 식당, 편의점, 커피샵 등 비주류 업종이 입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건물 소유주들이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업종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업종 다변화를 통해 자바시장을 의류 바이어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찾아올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한인 업소 대표는 “지금의 자바상가에 다양한 업종들이 들어오면 이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이 자바시장에서 먹고 마시고 옷도 구입할 수 있는 LA시의 명소로 된다면 지역 경기 활성화 효과와 함께 상가 공실률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한인의류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자바시장이 너무 분산돼 있어 워크인 바이어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업소들이 많다”며 “특히 비어있는 상가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걸인들이 많아지고 워크인 바이어들이 피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가 부동산의 부실화를 방지하는 것도 자바시장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스탠포드 홀세일 마트
스탠포드 플라자
자바시장 주요 상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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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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