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 시리즈/위기의 한인 의류업계 <2>
▶ 아마존 의류매출 220억...곧 메이시스 추월
<1>파파야 파산으로 본 실태
<2>불황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3>한인 의류업계 좌담회
세계 최대 온라인 판매업체인 아마존이 지난 16일 유기농 식품 체인인 ‘홀푸드’를 13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가렸지만 의류업계에서는 월마트의 온라인 남성 의류업체인 보노보스(Bonobos)를 3억1,00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을 더 주목했다.
■온·오프라인 경제 허물어야 생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아메리칸 어페럴과 한인 의류소매체인인 파파야와 러브 컬처 등이 연이어 파산을 하는 등 의류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월마트가 왜 불과 10년 전인 2007년 시작한 작은 의류업체를 3억달러가 넘는 거금을 들여 매입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류업계에서는 월마트의 이번 보노보스 매입을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의류업계의 유통 현실을 반영한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때 의류의 경우 고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입어봐야 한다는 점을 들어 오프라인 판매가 여전히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같은 예상을 보기 좋게 격파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의류부문에서만 220억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미국 의류 매출의 6.6%에 달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아마존의 의류관련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미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를 추월하며 전국 최대의 의류판매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아메리칸 어페럴과 웨트실, 에어로포스테일 등 한 때 오프라인 의류판매를 호령했던 업체들이 사라지고 있는 반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는 온라인 의류판매 업체들은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요즘 자바시장을 방문하면 예전에 비해 너무나 급감한 방문 고객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는 페소 가치 하락으로 중남미 고객들이 감소한 것이 큰 이유지만 예전처럼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e-커머스를 통해 이뤄지는 계약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업체 신규 고객 확보·온라인 투자 강화해야
실제로 한인 의류업계에서도 최근 조용히 인터넷 의류 판매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200개가 넘는 업체 중 한인 업체가 90%를 차지하고 있는 LA 페이스마트의 백준식 리싱·마케팅 매니저는 “최근 입주한 신규 테넌트들은 대다수가 인터넷 위주로 의류 사업을 하는 한인 의류 업체들”이라며 “물건을 직접 보고 싶거나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소형 오피스를 유지하지만 주력 사업은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한인의류협회 관계자는 “웬만한 규모의 한인 의류업체들도 이제는 다 온라인 사이트를 갖고 있고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 규모나 컨텐츠 면에서 미약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가 병행되고 밸런스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사로잡고 있어 온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청소년의 의류 구입이 감소하는 등 의류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전문화·집중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화·집중화 전략 필요하다는 지적 높아
최근 새로 런칭하면서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의류 업체 중에서는 특정 고객층을 노리고 전문화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많다. 예를 들어 대다수 여성들이 모델같이 마른 몸매가 아니라는 점에서 체형이 큰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온라인 의류 업체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유명 가수 비욘세와 여배우 케이트 허드슨은 각각 액티브·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아이비 팍’(Ivy Park)과 ‘페블렉틱스’(Fabletics)를 성공적으로 런칭해 매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남가주 헌팅턴 비치에 본사를 둔 ‘연두어’(yonduur)는 매장까지 가지 못한 의류 인벤토리를 헐값에 매입해 최고 7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아기와 어린이용 전문, 체형 큰 남성 전문, 파티복 전문 등 전문화·집중화 전략을 추구하는 업체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인 의류업계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들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지속적인 신규 고객 확보와 고객 다원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월마트가 매입한 보노보스는 새로 부상하고 있는 의류업계의 ‘하이브리드 e-커머스’의 성공적인 모델이다. 보노보스는 인터넷으로만 시작했지만 현재 LA와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 37개 쇼룸과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이 주력이지만 오프라인 판매 비중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보노보스의 전용 의류 제작 및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치수와 신체 사이즈 등을 입력하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이 여전히 주력이지만 적정한 수준의 오프라인 매장 투자를 통한 경비 절감의 밸런스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다.
모든 기업의 성공 비결은 경비를 줄이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인 의류업계는 한인 대형 의류체인인 ‘파파야’가 렌트가 높은 고비용 매장 정리를 통한 구조조정 노력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파파야와 러브 컬처, 아메리칸 어페럴 등 대형 오프라인 의류 판매체인의 파산은 더 이상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는 생존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졌다. 기업에게 가장 큰 성공은 ‘생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로 시작했던 보노보스는 LA 등 전국 주요 도시에 거점 매장(guide shop)을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e-커머스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했다. 고객이 보노보스 매장에서 자신의 신체 사이즈 등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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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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