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하늘은 맑고 아름답다. 여름밤이 되면 저절로 입가에 노래가사가 나온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달 빛에 물든 밤같이 까만 눈동자.” 누구나가 한 번쯤은 여름날의 추억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름 밤 하늘의 별들을 볼 때 어떤 사람은 그 많은 별들의 수(數)를 세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별들의 반짝거리는 아름다움, 곧 수(秀)를 보는 사람이 있다. 별을 세려고 하는 사람은 한 쪽의 하늘부터 시작해서 반대쪽의 하늘까지 하나 둘 손을 꼽아 가며 셀 것이다. 숫자를 세는 것이 틀림이 없다고 가정해도 그 하늘의 별을 다 셀 수 없을 것이다. 그 하늘이 얼마나 큰 가? 한 쪽 하늘만 보면 쉽게 별을 셀 수 있다고 하지만 계속 그 넓은 하늘을 보면 별을 셀 수가 없다. 그렇게 별을 세다가 보면 새벽이 찾아오고, 동쪽에서 햇빛이 떠오르면 어느새 눈에 보였던 별은 하나 둘 씩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되고, 지금까지 세어 왔던 그 하늘의 별들은 한꺼번에 없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하나 둘 세어 왔던 별의 숫자가 아무리 많고 많아도 바람을 잡은듯하게 그것들이 다 없어지게 되고 만다. 숫자를 세려고 했던 노력은 칭찬할 만한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놓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위로할 길이 없다. 그 캄캄한 밤을 찬란하고 화려하게 수놓았던 그 별들의 장식 , 크고 작은 별들의 조화, 깜박거리는 별들의 합창, 별들의 꽃밭, 강물같이 흘러가는 별들의 운행을 놓치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를 세는 사람이 있고, 수를 보는 사람이 있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일을 하느냐로 시작하다가 월급은 얼마나 받느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느냐? 몇 명이 일 하느냐?를 물을 때가 있다. 살면서 그런 것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생을 몇 년을 사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을 얼마나 아름답게 사느냐는 더 중요하다. 짧은 인생을 살아도 아름다운 인생이 있는가 하면 오래 살아도 추한 인생이 있다. 아름답게 살면서 오래 산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모든 것들이 다 여의치 않기에 중요한 것을 선택하며 살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사울왕은 백성들이 적군의 장군을 쓰러뜨린 다윗을 향해 부르는 노래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땅에 던져버려 버렸다.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사무엘상18:7) 사울은 숫자에 마음을 뺏겨 다윗과 같은 충성스런 신하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말았다. 평생 다윗을 향한 숫자적 열등감으로 생을 마감해야 한다.
아름다움, 빼어남, 그 화려함의 수(秀)는 보는 사람의 눈에 달린 것이지 나타난 수(數)에 있지 않다.우리는 그것에 유혹당하지 않아야 한다. 많아야 부자도 되지만 많아도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없을 때 가난하게 보이지만 없어도 풍요롭게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러기에 수를 세지 말고, 수를 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진정 수(秀)를 받는 최고 인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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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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