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풍자로 떠도는 말 중에 철새가 있다. 정치계 용어 중에도 철새 정치인(자신의 소속 정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님),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의 은어(사기캐릭터, 사기 직업만을 하는), 와일드 암즈 시리즈( 황야를 오가며 위험과 낭만을 찾는 모험자), 고바야시 아키라 주연의 철새 등등 꽤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이 철새라는 말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자주 옮겨 다닐 때 쓰이는 말이다. 철새처럼 자꾸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여기저기 다닐 때 ‘저 사람은 철새 같은 사람이야’ 라는 표현을 한다.
어릴 때 잠자리 잡기란 쉽지 않았다. 잡으려 하면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였다. 잠자리도 항상 앉을까 말까 하다가 앉기도 전에 휙 날아가 버린다. 거의 잡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렇듯 철새나 잠자리는 한곳에 정착을 못하고 자꾸 이동을 한다.
우왕좌왕(右往左往)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하며 종잡지 못함을 말할 때, 즉 다시 말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는 말이다. 갈피를 못 잡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분간을 못하면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다.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은 뭔가가 허전하며 충족이 되지 못한 상태가 되어 개념 없이 행동을 한다. 본인 앞에서는 말은 하지 않지만 그런 행동은 ‘얼굴을 깎아 내리는 것’ 이다. 지성인이라면 지성인으로서의 모습이 필요하다. 지식인은 많으나 지성인은 보기 힘들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라는 말이 있듯이 서양 속담에서는 자꾸만 이웃집 잔디가 푸르게 보이는 이치와 같다. “푸르게 보이는 잔디도 가까이 가보면 멀리서 볼 때 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he grass alway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정겨운 우리의 옛날 재래시장은 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다. 그곳에는 먹고 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어느 가게가 잘되면 그 앞에 차려놓고 서로 싸움을 한다. 그 마음속에는 ‘내가 못 먹으면 남도 못 먹게 한다’ 는 나쁜 마음이 주리를 틀고 앉아 있다. “침 뱉은 우물 다시 먹는다”는 말이 있다. 잘 나갈 때는 기고만장하여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이 야박하게 하다가 다시 아쉬워지면 머리를 조아리는 비열함을 빗댄 말이다. 요즘 말로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노래가 있듯이 사람을 얕잡아 보고 남을 하찮게 여기는 못된 습성은 본인을 자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과 같다.
윗물이 탁하면 아랫물도 맑을 수 없듯이 윗 사람이 모범을 보여야 아래 사람들도 좋은 것을 본받게 된다는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이란 말이 있다. 좋은 본은 금방 따라 하기 힘들지만 나쁜 본은 금방 따라 하기 십상이다. 선한 일만 하고 살아도 짧다면 짧은 인생인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지성인으로서의 삶이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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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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