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변방에 한 노인이 키우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도망을 가버려 마을사람들이 그를 위로하자 노인 왈 “이 일이 후에 복이 될 지 누가 알리요.” 얼마 후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돌아와 사람들이 그 복을 축하하자 노인 왈, “이 일이 후에 화가 될 지 누가 알리요.”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다리가 부러지자 사람들이 다시 그를 위로하니 노인 왈, “후에 이 일이 복이 될 지 누가 알리요.” . 오랑캐나라와 전쟁이 벌어져 젊은이들이 전쟁에 나가 싸우다 대부분 죽었지만 그 노인의 아들은 절뚝발이라 무사했다는 그런 일화이다.
‘세옹지마’ , 이 고사성어는 시대와 종교와 민족을 떠나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인생철학의 한 심지라 생각된다. 오늘 좋다고 너무 까불지 말라는 뜻이고 또한 오늘 힘들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오늘의 고난이 내일엔 축복으로 변화될 거란 믿음과 희망, 이 힘든 세상의 끈을 악착같이 놓지 않고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교적으로도 이세상의 고난을 감내하는 이유가 저 천국세상을 보상으로 받는다는 믿음 때문 아니겠는가.
그 동안 보수 적폐정권과 그 패거리들이 호의호식하며 나라를 말아먹을 때 그 희망 없는 나라를 바라보며 그래도 새옹지마를 믿으며 언젠간 제대로 된 세상이 되돌아 올걸 믿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결과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새롭게 들어섰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 흐뭇한 미소와 열렬한 박수를 보내던 사람들에게 근래의 인사양태는 갑작스런 염려를 안겨주고 있다. 박근혜 아래서 출세가도를 달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 스멀스멀 나타나 다시 쓰여지는것 같아서이다.
고공지지율에 벌써 자만한 것일까? 아니면 문재인과 촛불시민사이에서 인사문제로 개인적 이득을 보는 인간들이 있어서 그러는 걸까. 네편 내편 가릴 필요 없이 좋은 인재 쓴다는 명분으로 적폐적 인간들까지 모시는 건지 그로 인한 지지율 추락은 시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것. 적극 지지층이었던 호남과 민주당을 내친 후 지지율이 곤두박질이 되어 정치의 동력을 잃어버렸던 노무현의 데쟈뷰는 절대 아니어야 할 텐데.
새옹지마는 세상의 진리요 순환의 원리이다.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이지만 시와 때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는 원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박근혜 시절에 좋은 시절 보내신 분들, 이제 자중 하시고 뒷자리에 물러서 주는게 순리가 아닐까. 이전 적폐정권에 아부하여 좋은시절 보냈던 분들이 정권이 180도 바뀌어도 온갖 로비를 하여 문재인 정권에서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면 그 덕분에 홧병이나 암에 걸릴 사람들도 나올 수 있겠다.
심하면 해방직후 친일파들이 계속 득세하고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푸대접받던 부끄러운 역사가 이 시대에도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올 수도 있다.
이 새로운 정권에 자신의 인사문제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그 정권의 직분을 맡는 자의 기본이 아닐까. 염치를 먼저 가지고 시대에 따라 낄 자리와 빠질 자리도 구분하는 능력을 먼저 갖출 수는 없나. 인간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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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18대 워싱턴 민주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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