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거나 ‘속절없다’는 표현이 몸에 배이고 친숙해(?)지려고 한다. 눈 깜짝할 시간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낯설 정도로 그 변화가 빠르다.
‘전후 베이붐 세대’ 딱 중간나이(1957)에 있다. 한국전쟁 후에 태어난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비록 어린 시절이었지만 치열했던 부모들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서 그들 또한 딱 그 부모들의 대물림 세대일 수밖에 없었다.‘ 휴가는 놀러 다니는 것이고, 논다는 것은 사치이며 낭비이다. 심지어 방탕이고 죄다’ 라고까지 생각하며 일밖에 모르는 부모들 밑에서 자라나야 했다. 아무리 세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한참 학창일 때인 1970년대까지도 한국은 ‘싸우면서 건설하자’ 구호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부모와 선배를 공경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그런 대우를 받을 수 없는 첫 세대들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3당4락(3시간 자면 합격, 4시간 자면 탈락)’을 책상머리에 붙여놓아야 했다. 그래서 ‘경쟁’은 그들에게 있어서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일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 이민생활에서 이민자들이 느끼고 경험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 특히 의식주에 매달렸던 초기 정착생활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부차적인 ‘안전의 욕구’를 찾아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한다. 모임의 필요도 느끼게 된다.
‘왕따’라는 말이 있다. ‘집단 따돌림’이라고 하는 사회적 용어이다. 이것은 사회적인 약자가 집단에 속하려고 하는데 이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스스로 왕따’도 있다. 오히려 더 많다. 집단으로부터 ‘스스로 고립의 길(自閉)’을 자초하는 현대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인기피증, 선민의식, 우월감, 공감과 소통부재, 집착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고 본다. 이미 1950년 데이비드 리스만은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이라는 책에서 ‘타인지향형 인간의 자율성’ 문제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즉, ‘사회적 규범에 동조할 능력이 있지만 그에 동조하고 말고는 또 별개의 문제이다’ 라고 하면서 현대인들을 ‘고독한 군중’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나이 60을 이순(耳順)이라 했다. 이치에 통달해서 듣는 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자신들 가까운 가족 등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전혀 생각했던 대로의 세상이 이미 아닌데도 바깥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분들이 60넘은 세대들에게 유독 많은 것 같다.
한국의 정권이 바뀐 것을 두고도 세상이 무너진 듯이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세상물정과 동떨어진 생각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 생각을 갖도록 집요하게 일조했던 공영방송 MBC와 KBS가 공정보도를 위해 MBC 김장겸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을 퇴진하라고 투표를 했다. 93.2%, 83.14% 각각 찬성율로 파업을 결정했다. 언론방송사 사장노릇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사원들 편에 서서 국민적 지지를 얻도록 해야 할 텐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언론탄압, 정치보복’이라고 정기국회 참석까지 거부하고 있다.
2008년 정연주 KBS사장은 사원들이 그렇게 공영방송 제대로 한 사람이라고 반대하는데도 새누리당은 강제로 끌어내려 버렸다. 그렇다면 ‘그 일은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아무리 생각해 봐도 일부겠지만 60대이후와 자유한국당은 오직 ‘고독한 군중’의 길만을 숙명처럼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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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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